진중권 “친윤의 플랜B는 ‘한동훈 지도부’ 붕괴…이준석처럼 쉽진 않을 것”

“1단계 당 대표 못 되게 막는 것 실패하면 2단계로 갈 것”
“그 일환이 ‘여론조성팀’…윤리위‧사법리스크 공세 예상”
“원희룡, ‘김 여사 문자’ 적극 활용…여사 타격 신경 안 써”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16일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후보를 향한 공세가 거세지는 것과 관련해 "친윤(親윤석열) 인사들이 1단계로 한 후보가 당 대표 당선되는 걸 막으려 시도하다가 그게 어려울 것 같으니 이후 '한동훈 지도부'를 붕괴시키기 위한 2단계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이날 시사저널TV에서 방송된 《시사끝짱》에 출연해 "지금 저들(친윤)은 두 가지 단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후보에게 총선 당시 김건희 여사가 보낸 문자 논란을 언급하며 "김 여사가 사과를 안 하려 했고, 대통령이 여기에 편을 들어줬던 게 사실인데, 저들은 '여사의 사과를 한동훈이 막았다'고 뒤집어 주장하며 한 후보에게 '총선 패배 책임론'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게 한 후보 당선을 막기 위한 그들의 '이론적 준비'였다. 이어 당협위원장들을 중심으로 한 후보 사퇴 촉구 연판장을 시도하는 '조직적 준비'도 했다"며 "그런데 이게 잘 안 먹히자 플랜B, 2단계로 가고 있다. 세간에 나오는 '김옥균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이른바 김옥균 프로젝트는 '대세론을 탄 한동훈 후보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친윤계가 흠집을 잡아서 조기에 낙마시킬 구체적 계획을 짜고 있다'는 내용으로, 국민의힘 일부 지지자들 단체 채팅창에 떠돌았던 시나리오다. 즉 친윤계가 한 후보를 조선 후기 갑신정변을 일으켜 나라를 뒤집었지만 청나라 개입으로 '3일 천하'로 좌절한 김옥균처럼 만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런 내용이 최근 사설 정보지(지라시) 형태로 정치권에 돌았는데, 친윤계 이철규 의원은 이를 유포한 인물들을 고소했다.

진 교수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이른바 '여론조성팀'을 폭로한 걸 봐선 이들이 이미 2단계에 돌입한 것 같다"며 "이걸 활용해 이후 윤리위원회를 보내고 사법리스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런 팀을 운영하면서 돈이나 별도의 대가를 지불했다면 불법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어느 당, 어느 정치인이든 비슷한 홍보팀은 다 있다"며 "장예찬의 폭로는 자해 공갈 수준"이라고 직격했다.

또한 "과거 이준석 지도부 때처럼 한동훈 지도부를 흔들려 하겠지만 이번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진 교수는 "이번엔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들도 같이 뽑기 때문에 지도부를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고, 결국 저들의 자해극으로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서 진 교수는 "결선까지 가지 않고 1차에서 끝날 것이다. 이미 게임 오버"라고 내다봤다. 그는 "최후의 카드로 여사 문자 유출까지 했는데도 안 되지 않나. 이미 당 지지층은 대통령에게 쓴소리 할 수 있는 대표를 원하고 있고, 그 역할은 한 후보밖에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자기 서사를 만든 것처럼, 한 후보도 이번 문자 읽씹 논란을 통해 윤 대통령과 대립각 세우며 이미 자기 서사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원 후보 측이 김 여사 문자 논란과 관련해 한 후보를 비판하는 데 대해선 "여사가 당 비상대책위원장한테 그런 문자를 보냈다는 자체가 부적절한 일인데 그걸 까서 활용했다"며 "그만큼 정말 급하다는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원희룡 캠프에서 김 여사 생각을 별로 안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여사가 타격 받는 건 개의치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 발언 전문은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