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연설회 치르고도 元·韓 책임공방으로 확전

元 "韓지지자 폭행영상 있다"
한동훈 겨냥 '과거엔 없던 일'
韓 "난 네거티브 한 적 없어"
지도부, 뾰족수 없이 경고만

국민의힘 전당대회 합동 연설회에서 벌어진 지지자 충돌이 후보들 사이의 책임 공방으로 이어졌다. 과열된 당권 경쟁에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렸지만 전선은 더 확대되는 모습이다.

원희룡 후보는 16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동훈 후보 측을 지지하는 유튜버가 원 후보를 지지하는 걸로 보이는 사람들을 폭행하는 영상이 있다"며 "폭력은 용납할 수 없지만 타 후보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 또한 용납하기 어려운 행태"라고 했다. 원 후보는 "과거 우리 당에 없었던 부분이 유입돼 걱정"이라며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한 후보를 겨눴다.

한 후보도 다른 유튜브 채널에서 "연설하는 과정에서는 잘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좀 계획하고 와서 난동을 피운 거더라"고 말했다. 그는 "자꾸 상호 충돌 내지는 상호 비방으로 말씀하시는데 제가 네거티브를 하나라도 한 게 있냐"며 "터무니없고 근거 없는 마타도어에 대해 방어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동훈 후보의 출마 자체에, 이 엄청난 분열과 파탄의 원죄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원 후보를 향해서도 "황당하기 짝이 없는 마타도어, 구태 네거티브가 기름을 끼얹었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도 "화합과 비전의 메시지 대신 서로 밀치고 삿대질하는 난장판, 분열과 폭력이 난무하는 아수라장을 만든 장본인이 누구냐"며 "한 후보는 채상병 특검 도입과 김건희 여사 문자사건 등으로 대통령과 차별화를 꾀했고, 원 후보 역시 공약과 비전보다 한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에 몰입했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뾰족한 수도 없는 형편이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합동 연설회는 원래 지역 당원들의 대회인데 외부 인사들과 유튜버들이 와서 열광적으로 하다가 싹 빠져나간 것"이라며 "외부 인사들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언론이나 국민, 그리고 당원들이 우려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후보자들이 잘 알 것"이라며 "공정하게 후보자 경선 과정이 진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는 공지를 통해 "어제 합동 연설회장에서 발생한 폭력 사건과 관련해 강한 유감을 표하고, 모든 후보 캠프에 지지자들에 대한 각별한 주의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박윤균 기자 / 박자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