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앉힌 판사 '기밀유출 소송' 기각

암살 시도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으며 재선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부담으로 작용하던 사법 리스크마저 일부 털어내게 됐다.

15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남부법원의 에일린 캐넌 연방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취득했던 국방 기밀문서를 퇴임 후 자택에 불법으로 유출해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기각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캐넌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기간에 임명했던 인물이다. 그는 93쪽 분량의 판결문에서 이 사건을 수사한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임명이 헌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소송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캐넌 판사는 헌법상 특검은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상원이 인준해야 하는데, 스미스 특검은 법무부 장관이 선임했기 때문에 헌법의 특검 임명권 조항에 위배된다고 해석했다. 스미스 특검이 즉각 항소하면서 재판은 연방대법원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판결이 나온 후 "모든 마녀사냥을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년간 트럼프 전 대통령 법률팀이 검찰의 소송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도록 재판을 지연해왔다고 비판받은 캐넌 판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판결을 뒤집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캐넌 판사가 워터게이트 사건 이래 독립적인 검사 임명 절차의 적법성을 인정해온 이전 판례를 정면으로 부정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주요 사법 리스크를 단번에 제거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가 피격된 이후 공식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언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의 대선 출마를 지원하는 단체 '아메리카 팩'에 매달 4500만달러(약 624억원)를 기부하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