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이승과 저승을 오가는 골프의 오묘함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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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스윙에는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벽이 있다.
골프 스윙, 아니 골프 전체에서 이 벽은 이승과 저승을 가른다.
벽 오른쪽이 이승이라면 왼쪽은 저승이다.
모든 스윙 동작은 이승 즉 중심축 오른쪽에서 완성하고 중심축을 지난 저승에선 물처럼 바람처럼 그냥 흘러가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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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골프 스윙에는 결코 넘어서는 안 되는 벽이 있다. 스윙하면서 몸이 회전할 때 우리 신체의 중심축을 만들어 주는 벽이다. 이 벽은 지면에 뿌리를 내린 듯 강건한 왼쪽 발과 다리, 허벅지 그리고 골반과 허리가 만들어 준다. 골프 생명력의 원천은 바로 흐트러짐 없는 중심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골퍼들의 사연 많은 성공과 실패의 히스토리도 중심축이 만들어 낸 이 벽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에서 만들어진다.
이 벽을 지키는 비법을 제대로 익히기만 하면 비거리와 정확도를 자랑하며 평생 골프의 밀림을 누비는 행복을 누릴 수 있지만 이 벽의 의미를 깨닫지 못하면 신기루를 좇는 고달픈 사막여행자가 되고 만다.
골프 스윙, 아니 골프 전체에서 이 벽은 이승과 저승을 가른다. 벽 오른쪽이 이승이라면 왼쪽은 저승이다. (왼손잡이라면 그 반대가 될 것이다.)
벽 오른쪽에서 만들어지는 스윙은 철저하게 내 의지와 훈련된 동작이 만들어 낸다. 그러나 중심축 벽을 넘어선 왼쪽은 내 의지가 간여할 수 없는 저승의 영역이다. 내게 필요한 스윙은 오로지 벽 오른쪽에서 설계되고 만들어진다.
벽 왼쪽에서 일어나는 스윙 동작은 관성일 뿐이다. 이른바 팔로우 스윙이라는 것은 내 의지가 통하지 않는 저승의 영역이다. 그냥 내버려 두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팔로우 스윙이 만들어지게 돼 있다.
내가 신경 쓰고 집중해야 할 곳은 저승이 아닌 이승이다. 저승까지 생각하다 보니 이승이 완성되지 못하고 그 영향으로 저승도 꼬이게 되는 것이다. 심한 슬라이스나 훅, 톱볼이나 하늘로 치솟는 볼 등 거의 모든 미스샷은 이승에서 맞쳐야 할 일을 저승까지 가져가는 데서 나온다.
주머니가 없는 수의(壽衣)는 골퍼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이승에서 아무리 많은 금은보화를 가졌어도 저승 문을 넘어설 땐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다. 저승문은 빈손으로만 통과할 수 있다.
골퍼라면 힘을 남겨 저승으로 갈 생각을 버려야 한다. 모든 스윙 동작은 이승 즉 중심축 오른쪽에서 완성하고 중심축을 지난 저승에선 물처럼 바람처럼 그냥 흘러가라는 뜻이다. 거저 헤드를 떠난 볼의 소천(召天)을 바랄 뿐이다. 우리 눈에 아름답게 보이는 피니시 동작은 화려한 상여이거나 요란한 장례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승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것을 저승에서 이루려는 것은 욕심이고 미련일 뿐이다. 실제 라운드에서 이런 동작은 참사를 부른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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