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수영, 우리가 언제 ‘마린보이들’을 본 적 있었나[올림픽 프리뷰]

김은진 기자 2024. 7. 1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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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수영 대표팀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계영 800m 금메달을 차지한 뒤 감격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의 한국 수영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 처음으로 주목받았다.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과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가 아시안게임을 제패했지만 올림픽 역사에는 이름 없던 한국 수영이 처음으로 메달을, 그것도 금메달을 딴 대회였다.

모든 시선이 박태환 한 명에게 꽂혔다. 베이징에서, 만 19세 박태환은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의 별명인 ‘마린보이’는 한국을 넘어 아시아 수영의 상징이 되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박태환은 이 두 종목에서 각각 은메달을 땄다. 지금까지 한국 수영이 올림픽에 딴 메달은 박태환의 이 4개가 전부다.

이후 곡절을 겪은 박태환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고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제2의 마린보이’를 기대케 한 황선우가 주목받았다. 코로나팬데믹 중에 열려 믹스드존 취재 인원까지 제한하던 올림픽, 당초 한국 취재진 자리는 마련하지 않았을 정도로 박태환이 없는 한국 수영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황선우는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작성하며 4위로 결승에 올랐다. 최종 5위로 메달은 따지 못했지만 만 18세 뉴 마린보이의 등장에 한국 수영이 들썩였다. 파리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이 뭉실뭉실 피어났다.

황선우(오른쪽)와 김우민이 지난 3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뒤 같이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후 3년, 파리로 가는 여정에서 한국은 남자 자유형 200m, 400m 아시아 최강이 됐다. 황선우 혼자가 아니다. 또 한 명의 기둥, 김우민이 등장해 쌍두마차로 파리올림픽에 나간다.

박태환 이후 최초의 올림픽 메달 도전에는 김우민이 먼저 나선다. 28일 새벽 열리는 남자 자유형 400m는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에서 첫 메달이 나오는 종목이다. 김우민의 주종목이다. 지난 2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 최고 3분42초71로 챔피언에 올랐다. 현재 이 종목은 새뮤얼 쇼트(호주·3분41초64), 루카스 마르텐스(독일·3분40초33), 일라이자 위닝턴(호주·3분41초41)에 김우민까지 4파전으로 예상된다. 김우민의 기록은 그 중 가장 늦다. 그러나 최근 수영전문매체 ‘스윙스왬’은 파리올림픽 400m에서 김우민을 쇼트, 마르텐스에 이은 3위로 예상했다. 김우민은 6월 마레 노스트럼 시리즈 3차 대회에서는 3분42초42로 개인 최고 기록을 더 앞당겼다. 전반 200m를 가장 전속력으로 가장 빠르게 통과하는 전략으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고 있다.

그 다음 황선우가 등장한다. 황선우의 주종목 자유형 200m는 28일 오후 예선을 시작해 29일 새벽 결승을 치른다. 김우민도 같이 출전하는 이 종목에서는 황선우가 강력한 후보다. 올해 도하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포함해 3회 연속 세계선수권 메달을 따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결승에 올라 최종 7위를 하고 이후 세계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올해 기록은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1분43초13), 마르텐스(1분44초14), 매슈 리처즈(영국·1분44초69)에 이어 황선우(1분44초75)가 4위다. 황선우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기록한 1분44초40이다. 당일 컨디션에 기록이 움직이고 올해 1분 44초대를 찍은 선수가 8명이나 되는 접전이다. 황선우는 “3번의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 계속 메달을 땄다. 올림픽 메달을 위해 3년간 노력했다. 자신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이호준, 양재훈, 김우민, 황선우(왼쪽부터)가 계영 800m 결승을 마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우민은 400m와 200m 외에도 800m, 1500m, 계영 800m까지 출전한다. 황선우는 200m와 100m, 혼계영 400m 그리고 계영 800m까지 4개 종목에 나선다. 둘이 동반 출전하는 계영 800m는 파리에서 한국 수영이 더 이상 천재 한 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줄 상징적인 무대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김우민, 황선우, 이호준, 양재훈이 영자로 나선 800m 계영에서 아시아신기록(7분01초73)을 세우며 수영 사상 최초로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한국의 기록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러시아올림픽위원회(7분01초82)의 기록보다 빠르다. 영국, 미국, 호주, 중국과 겨루는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했다.

개인전과 단체전 예선의 일정이 겹친다. 체력 안배를 위해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에 나섰던 이호준, 양재훈과 함께 이유연, 김영현까지 예비 주자까지 총 6명을 동반했다. 단체전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확실한 의지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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