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토막 리뷰] 다른 건 이해해도 열린 결말은 좀...

이동근 2024. 7. 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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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등장인물 중 나리와의 알콩달콩한 시간. 그런데 생각나는 것은 닭발 뿐.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실사 FMV(Full Motion Video) 'U&I 우리도 사랑일까' 입니다.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시작 화면을 보면 등장인물 6명 중 1명과의 엔딩을 노리는 것이 목표로 여겨지며 누구를 고를까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된다. 사실은 그냥 모두와의 즐거운 시간이다.

Bing World의 게임 'U&I 우리도 사랑일까'의 장르는 FMV, 즉, 풀 모션 비디오 게임이다. 실사 비디오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인디 게임 개발 팀 인디카바 인터랙티브의 '모태솔로'가 2021년 6월 출시, 나름 주목받은 바 있다.

사실 게임이라고 보기엔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많은데, 배우가 나와서 연기하는 것을 지켜보다 선택지만 고르면 되는 형식이라 고전적인 의미의 게임으로 보기에는 거부감이 들 수 있어서다.

게임을 시작하면 3명의 여성이 등장하고, 이들이 가상 걸그룹 'U&I'의 멤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주인공은 이들의 대리운전 기사가 되어 데려다 주었다가, 술이 취해서 잠이 들고, 아침에 소속사 대표를 만나 'U&I'의 로드매니저로 취직하게 된다.

실제로 상당한 마이너한 장르이며, 이 게임도 올해 4월 출시작임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한 바 있다. 평가 역시 스팀 기준 67개 평가 중 68%가 긍정적 평가(13일 기준)를 내려 결과적으로 '복합적' 수준에 머물고 있다.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현역 아이돌이 등장했기 때문인지 아슬아슬한 장면은 거의 없다. 수영장 씬도 이정도에 그친다. 은비 역만 다소 분위기를 잡을 뿐. 안심(?) 해도 된다.

그렇지만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지는 않은데, 일단 게임 내 출연 배우가 현역 아이돌이거나 아이돌 출신 인플루언서 등이 출연했다는 점이다.

참고로 출연 배우는 개그맨 윤형빈 대표가 프로듀싱한 아이돌그룹 세러데이의 멤버 민서(나리 역), 유키(JJ 역), 아연(모카 역)과 걸그룹 카밀라 출신 유튜버 정유나(혜린 역), 예능 '솔로지옥3'에 출연한 2023 미스코리아 미스부산 진 안민영(은비 역) 등이다.

중국산 FMV 게임인 '젠장! 미녀들한테 포위당했어!'와 UI(유저 인터페이스)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는 게임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선택지를 고름에 따라 분기가 갈리지만, 사실은 모든 분기를 매 챕터에서 반복해가며 '스토리 줍기'를 해야 한다. 심지어 한 여성만 공략하면 다음 챕터가 열리지 않는다.

다만 이 게임이 재미있느냐고 물으면 호불호가 상당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현실성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기가 뛰어나느냐고 하면 아이돌 팬 층이 아니라면 다소 오글거린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게임으로서 완전히 추천 못할 정도냐고 하면 예쁜 여성들과 소위 '썸' 타는 느낌을 바란다면 못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걸그룹 새러데이나 출연진 개인의 팬이라면 다양한 시추에이션을 즐겨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할 것이다.

게임을 끝낸 뒤 세러데이의 2023년 앨범인 'Find Summer'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뭔가 색다른 기분이 들기도 한다.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그나마 선택의 의미가 있다면 순위가 매겨지는 정도다.

문제는 이 게임이 미소녀 연예 시뮬레이션(미연시) 장르로 본다면 평가가 애매하다는 점이다. 일단 게임의 목적이 6명의 출연진 중 1명을 선택해 연예를 한다는 것이 아니다. 1명을 선택해 쭉 이어나가 엔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모두 보는 것을 목표로 하도록 게임이 짜여 있다. 애초에 한명만의 분기를 따라가면 아예 다음 챕터가 열리지 않는다. 각 분기마다 최소 2명을 위한 선택을 해야 한다. 바람둥이가 기본값이 된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엔딩 역시 열린 결말 형식이고, 모두와의 즐거운 시간 정도이다 보니 다소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내용을 적을 수는 없지만, 마음에 드는 출연진과의 호감도를 올려 끝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6명의 출연진과 이런 저런 '썸'을 타는 체험을 하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 된다.

게임의 소개 영상에서 "당신의 최종 선택은 과연 누구일까요?"라고 묻는데, 질문이 큰 의미가 없다. 다만 게임의 진행 방향이나 투표 결과에 따라 점수가 제일 높은 출연진을 꼽을 수는 있지만, 이는 게임의 내용과는 큰 관련이 없다.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끝까지 다 봤지만, 사실 누굴 선택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미연시 장르의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캐릭터와의 연예 감정인데, 이 게임에서는 그런 것이 거의 없고, 사실상 진도가 나가다가 마는 느낌이다. 그냥 예쁜 여성들이 출연하니까 감상하고, 살짝 좋은 분위기를 타다가 끝나는 느낌이다.

게다가 추리 형식으로 주변의 사물들과 상호작용 하는 내용은 초반에만 등장하다가 이후에는 거의 선택지만 고르는 선택형 드라마를 시청하는 느낌만 났다. 그러다 보니 결국 기자의 경우 기억에 남는 것은 시작부터 닭발 타령을 하는 나리만 기억에 남았다.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제작진, 혹은 시나리오 작가가 다른 FMV 게임을 해 본적은 있을지라도 미연시는 해 본적이 없거나 미연시를 좋아하지 않는 이, 혹은 드라마나 영화 작가가 게임 시나리오를 쓴 느낌이다.

Bing World 'U&I 우리도 사랑일까' 인게임 화면 캡처. 누님 포지션의 은비는 마지막에 등장, 비중이 가장 적다.

앞서 FMV 게임이 마이너 하다고 했지만 최근 이 장르의 게임 출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우선 게임 프랫폼 스토브 스토어에서 미스 맥심 코리아 모델 한지나, 이연우, 연수, 박수민, 바비앙, E다연 총 6명이 출연한다는 점을 내세우는 NCLO의 '천년의 환생 : 후궁의 저주'가 18일 출시 예정이다.

또 고말숙, 박민정, 동그란, 고은비, 조승이 총 5명의 BJ·틱톡커·인플루언서들이 출연하는 스토리타코의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이 텀블벅에서 26일까지 펀딩을 진행 중이다.

'U&I 우리도 사랑일까'를 포함, 최근 출시하는 이같은 FMV 게임들은 모델이나 유튜버, 인플루언서, 아이돌 들을 출연시키면서 각 개인들의 팬들을 유저를 끌어 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U&I 우리도 사랑일까'의 경우는 그래도 양호한 편이었지만, '천년의 환생 : 후궁의 저주'와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의 경우 이같은 노림수가 더욱 노골적으로 보인다.

'천년의 환생 : 후궁의 저주'의 경우 기본판은 2만 1900원(사전 구매시 2만 8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지만, 굿즈 및 팬그리팅 행사 응모권이 포함된 200개 한정 디럭스판은 18만 원, 추가 굿즈 및 팬그리팅 행사 확정 초대권이 들어간 VIP의 경우 무려 100만 원에 판매된다. 게임을 팔기 위한 가격 책정이 아니라 굿즈를 팔기 위한 가격 책정으로 여겨진다.

'하숙생이 전부 미녀입니다만?'도 만만치 않다. 게임만 살 경우 1만 7000원으로 꽤 저렴하지만,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와 포토카드가 들어간 슈퍼 싱글 패키지는 3만 4900원, 아크릴스탠드와 포토카드가 포함된 셀렉트 A 패키지는 9만 9900원, 여기에 태피스트리가 추가되면 16만 9900원, 비하인드 NG 영상까지 포함한 풀 패키지는 24만 9900원에 이른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모닝콜이 포함된 90명 한정 VIP 패키지는 39만 9900원, 1:1 화상팬미팅과 한정 팬미팅 키트까지 포함된 MVIP 패키지는 99만 9900원에 달한다.

이쯤되면 FMV가 과연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한 장르인지, 특정 팬클럽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인지 의심이 되지만, 성공적으로 매출이 발생한다면 앞으로 FMV 게임들의 출시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들이 게임 본질의 재미를 잃지 않고 재미를 선사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게임들이라 해도 국산 게임의 부흥에 일조한다면 한명의 게이머로 환영하는 바이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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