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벼슬인가요"…변우석이 불 지핀 '과잉 경호' 논란

오명언 2024. 7. 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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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대세 배우'가 공항 라운지로 걸어 들어오는데, 그의 곁을 지키던 경호원이 갑자기 강한 플래시를 일반 승객들을 향해 쏘기 시작한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자 "연예인이 벼슬이냐", "국가의 공권력도 아닌데 경호 업체의 대응이 지나치다", "일부 팬과 경호원들의 과한 행동으로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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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넥스트도어·NCT 드림·엔팀 측도 비슷한 논란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 경호해야"
팬들에게 인사하는 변우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오명언 기자 =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한 '대세 배우'가 공항 라운지로 걸어 들어오는데, 그의 곁을 지키던 경호원이 갑자기 강한 플래시를 일반 승객들을 향해 쏘기 시작한다.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자 "연예인이 벼슬이냐", "국가의 공권력도 아닌데 경호 업체의 대응이 지나치다", "일부 팬과 경호원들의 과한 행동으로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등의 지적이 쏟아졌다.

16일 방송가에 따르면 연예인 경호원들의 과도한 제지 및 억압 행위가 최근 잇따라 논란이 일고 있다.

변우석은 홍콩에서 열리는 아시아 팬 미팅 투어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과잉 경호를 받아 논란에 휩싸였다.

변우석의 경호업체가 일반 승객들에게 플래시를 쏘고, 승객들의 항공권을 검사했을 뿐만 아니라 공항 게이트를 차단했다는 글과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논란은 점차 커졌고,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되기까지 했다.

'휴대전화에 담아보는 배우' [연합뉴스 자료사진]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경호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변씨를 과잉 경호한 사설 경비업체 소속 경호원들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과잉 경호'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열정적인 팬덤 규모가 큰 K팝 아이돌 시장에서는 이전부터 잊을 만하면 비슷한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얼굴을 보고자 공항 또는 팬 사인회 행사장 등을 찾아오는 팬들을 상대로 소속사 혹은 경호 인력이 '연예인 보호'를 이유로 과잉 대응을 한 사례들이다.

지난해 12월 그룹 보이넥스트도어는 경호원이 중국 칭다오 공항에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팬을 거칠게 밀어 넘어뜨려 논란을 빚었고, 소속사 KOZ엔터테인먼트가 결국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스타를 보려는 인파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지난해 2월에는 그룹 NCT 드림의 경호원이 인천국제공항 입국게이트 인근에서 30대 여성 팬을 벽에 밀쳐 전치 5주 늑골 골절상을 입히는 일도 일어났다. 해당 경호원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같은 해 7월에는 그룹 앤팀의 사인회 현장에서 보안 요원이 팬을 상대로 신체 접촉이 포함된 과도한 보안 검사를 했다는 논란이 일어 주최 측이 사과하기도 했다.

아이돌 팬 사인회가 종종 열리는 서울 동자아트홀 측은 얼마 전 "경호는 권력이 아니다. 경찰도 아니며 '완장을 찬 통제자'가 아니다"라며 '과잉경호 금지' 공문을 내걸어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동자아트홀 측은 "경호는 있는 듯 없는 듯하면서 의뢰인(연예인, 가수, 방송인 등)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관객 내지 문화 소비자를 잠재적 가해 인물로 인식하고 경계해서 노골적으로 통제, 제지, 제압, 억압, 압박, 위협, 지시하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관객과 손하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타들은 경호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지만, 특정 장소에서는 팬들과 어느 정도 교류해야 할 의무가 있기도 하다"며 "경호업체들이 스타와 팬덤과의 관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다 보니 최근 논란이 된 돌발 상황들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민간 경호팀이 스타들을 경호할 때 지켜야 할 매뉴얼에 대한 합의와 훈련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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