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반도체에 상승 여력 남아 있다”

이혜운 기자 2024. 7. 16.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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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황금손 3회]
올해 주식형 펀드 수익률 1위 황인선 브레인자산운용 본부장
황인선 브레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본부장은 올 들어 30%가 넘는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펀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황 본부장은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나 바이오 위주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혜운 기자

숨은 진주 같은 주식을 발굴해 ‘텐배거(10배 수익률)’를 만드는 건 모든 투자자의 꿈이다. 비상장 기업에 투자해 상장 과실을 나누는 건 진짜 고수들의 영역이다.

16일 시장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운용 펀드(ETF 제외) 중 올해 수익률 1위는 ‘브레인코스닥벤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이다. 올 들어 30%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벤처 신주(공모주+전환우선주) 15% 이상, 벤처 신주와 구주를 합쳐 5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황인선(37) 브레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본부장을 최근에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래픽=박상훈

- 높은 수익률의 이유는.

“꾸준한 성과를 올릴 수 있던 건 숨은 진주 같은 기업들을 미리 발굴한 덕분이다. 비상장 기업은 투자 시기별로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가령 미용 기기 업체 에이피알을 공모주 청약 때 사서 보유했다면 6월 말 기준 수익률이 57.2%다. 하지만 비상장된 2017년부터 투자했다면 수익률이 2320%에 달한다.”

- 비상장 주식을 고를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비상장 주식을 고를 때 원칙은 먼저 실적이다. 다른 주식도 마찬가지다.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창업자가 늘 강조하는 사항은 ‘주가는 기업 이익의 함수’라는 것이다. 둘째는 ‘일정’이다. 보통 비상장 기업 투자 후 2~3년 이내에 상장 또는 장외 매각하여 회수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셋째는 섹터(분야)의 성장성, 그리고 그 성장성을 같이 향유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패한 투자는 없었나.

“단 한 번도 내가 이 주식에 대해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투자를 하고도 끊임없이 의심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한다. 그 지표 중 하나는 가격이다. 나는 기업이 주는 정보도 중요하지만, 시장이 형성하는 가격도 중요한 정보라고 생각한다. 예상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거나 내린다면, 내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없는지 찾아봐야 한다. 나는 주가는 네이버 맛집 별점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전국 모든 맛집을 다 못 가보기 때문에 별점을 보고 선택하듯, 주가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끊임없이 가격과 크로스 체크해 미처 보지 못한 것이 감지되면 팔 준비를 한다.”

-‘좋은 투자는 좋은 기업을 고른 후 장기 투자하는 것’이란 말도 있는데.

“실시간으로 정보 접근이 가능하고, 시장에 대해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매도 타이밍이 왔을 때 굳이 매도를 안 할 이유는 모르겠다. 상장 주식에는 유동성 프리미엄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고, 너무 가격에 휘둘리는 사람만 아니라면,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현명하다.”

-앞으로 한국 주식 시장은 어떻게 될까.

“올 하반기에는 반도체나 바이오 위주로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미국이 금리를 내릴 확률이 높고, 금리가 낮으면 사람들은 꿈을 파는 종목에 관대해진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는 이미 많이 오른 것 아닌가.

“아직 상승 여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기준치가 높아 주가 상승률이 작긴 하지만 펀더멘털은 좋다. 반도체 검사 장비 ‘테크윙’ 같은 종목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여지가 남아있다.”

-어떻게 투자 업계에서 일하게 됐나.

“2008년 미국 금융 위기 때 주가가 폭락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사 볼까 했는데, 당시 조선일보에 기아차 신임 디자인 총괄인 피터 슈라이어 기사가 많이 나왔다. 그래서 기아차 주식과 (내가 게임을 좋아하니) 엔씨 소프트 주식을 과외해서 번 돈으로 샀었다. 기아차 주가가 1만원도 안 할 때였다. 그렇게 처음 투자한 두 종목의 결과가 좋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투자 동아리 스믹(SMIC)에서 활동했고, 본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만큼 첫 투자 경험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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