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빅파마 대상포진 백신에 도전장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4. 7. 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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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
GSK가 국내 90% 장악
GC녹십자 올해 3상 목표
백신반응률 100% 기록
차백신硏 1상 투여 완료
빅파마에 기술이전 추진
유바이오 임상 1상 돌입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대상포진 백신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대상포진 백신은 현재 글로벌 시장의 90%를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싱그릭스'가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프리미엄 백신으로 꼽히는 데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아 국내 기업들도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세계 최초의 대상포진 백신인 미국 머크(MSD)의 '조스타박스'보다 10년 이상 늦게 출시된 싱그릭스가 우수한 예방 효과를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이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차백신연구소, 유바이오로직스 등이 대상포진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 3사 모두 싱그릭스와 동일한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대상포진 백신을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GC녹십자다. 미국 관계사 큐레보(Curevo)를 통해 개발 중인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RV-101'은 연내 미국 현지에서 임상 3상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올해 초 발표된 임상 2상 결과 싱그릭스와 비교해 비열등성과 내약성을 입증했다. CRV-101의 백신반응률(VRR)은 100%로 싱그릭스(97.9%)보다 높았다. 전신 및 국소 부작용 발생률도 싱그릭스보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CRV-101은 그간 기초 백신에 집중해온 GC녹십자의 첫 프리미엄 백신 개발 과제다. 대상포진 백신은 폐렴구균, 자궁경부암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프리미엄 백신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브랜드에센스마켓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35억8000만달러(약 4조90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고령 인구 증가 등으로 2027년 67억1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프리미엄 백신 시장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만큼 CRV-101의 임상이 성공할 경우 GC녹십자가 프리미엄 백신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차백신연구소도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CVI-VZV-001'을 개발 중이다. 지난해 5월 국내에서 임상 1상 첫 환자 투여를 시작해 올해 2월까지 투여를 모두 마쳤다. 이후 내년 2월까지 1년간 추적 관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차백신연구소는 임상 1상을 완료한 후 글로벌 제약사와의 공동 임상 또는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차백신연구소는 독자 개발한 면역증강제 '리포-팜(Lipo-pam)'을 조합한 CVI-VZV-001로 싱그릭스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목표다. CVI-VZV-001에 사용된 리포-팜은 T세포를 활성화해 바이러스를 직접 공격하는 세포성 면역반응을 유도한다. 이를 통해 대상포진과 PHN(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예방하는 동시에 대상포진 환자의 치료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밖에도 유바이오로직스가 백신 효과를 높여주는 자체 면역 증강 플랫폼 기술(EuIMT)과 항원 디스플레이 기술(SNAP)을 적용한 대상포진 백신 후보물질 'EuHZV'의 임상 1상을 최근 시작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EuHZV의 임상 1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만 50세부터 69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저용량(HZV-1)과 고용량(HZV-2) 백신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다. 회사 측은 "앞선 비임상시험에서 대조군과 동등 이상의 효능을 보였다"고 전했다.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대대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 입지가 줄어든 조스타박스가 국내에서도 시장 철수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조스타박스는 오는 9월께 마지막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은 싱그릭스와 스카이조스터의 2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조스타박스의 공급 중단과 더불어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사업(NIP) 적용 여부 등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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