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번지는 '가고파' 논쟁…창원시의회 결론낼까?

경남CBS 이상현 기자 2024. 7. 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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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단체간 연일 기자회견, 1인시위, 성명서 발표 이어져
이은상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대한 논쟁과 보수·진보단체간 이념 갈등도 불붙어
마산지역 40여개 단체가 연합한 바른창원시민연합은 16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창원의 대표 축제인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마산 출신의 시인 노산 이은상의 작품 '가고파'를 넣는 것과 관련한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친독재 논란이 일고 있는 이은상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대한 논쟁과 보수·진보단체간 이념 갈등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마산지역 40여개 단체가 연합한 바른창원시민연합은 16일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고파'를 삽입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명명하고자 하는 창원시의회 조례 개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시민연합은 "노산 이은상선생의 발자취와 업적을 찾아 명예를 회복하고 자부심을 찾는 일을 해야 한다"며 "이번 마산가고파국화축제에는 노산 이은상 선생을 바로 알리고 고향마산을 그리워했던 '가고파'를 널리 알리는 프로그램 또한 계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가고파' 명칭 변경을 반대한 3·15의거기념사업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등에 대해선 "노산 이은상 선생을 20여년 전에는 친일로 사슬을 묶더니, 항일독립운동가로 확인되자 꼬리를 감추고, 친독재로 억지 프레임을 덧씌워 혼란을 가중시키며 지독하게  3·15정신을 이용해 해괴망측한 궤변과 정치적 이중잣대로 마산의 정신과 혼을 정치와 이념의 장에 내다 팔았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 중단, 감사도 시에 요구했다.

시의회 5분발언을 통해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 변경에 반대한 문순규(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에 대해서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등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 반대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가 15일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옛 마산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마산살리기범시민연합은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는 데 찬성하는 건의문을 이날 시와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은상 기념사업회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고유명사로 사전에 등재돼 있고 2015년 특허청 상표법에 따라 업무표장등록원부에도 등록돼 있다"며 "2019년부터 명칭에서 '가고파'를 빼고 축제를 개최한 것은 상표법 위반"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15일 3.15의거기념사업회와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 반대를 위한 시민사회단체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연대는 "창원시가 까마득히 잊혀진 '가고파'로 이은상을 소환시키며 졸속적으로 무리하게 축제명 변경을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은상 기념사업 공식화로 가겠다는 저의가 아니라면 마산국화축제 명칭 논란은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대는 "창원시는 느닷없이 '가고파'를 축제명으로 내세워 민주성지 마산의 정체성을 훼손시키며 논란을 일으켰다"며 "창원시의 시대착오적인 이은상 다시 세우기는 315, 1018 등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산실인 민주성지 마산의 도시 정체성, 도시브랜드를 키울 기회마저 후퇴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창원시의회도 시민들과 숙의 과정 없이 일방통행하는 창원시 행정을 제대로 견제하라"고 촉구했다.

연대는 임시회 기간 시의회 앞에서 각 단체 회원이 돌아가며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주임환 회장이 창원시의회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창원시의회는 이날부터 오는 22일까지 열릴 제136회 임시회에서 마산국화축제 축제 명칭 변경 내용을 담고 있는 '창원시 축제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다룰 예정이다.

창원시의회 문화환경도시위원회는 18일 박선애(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창원시 축제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의한다.

개정조례안은 "마산은 가고파의 고향으로 예향도시의 특성이 있어 현 축제 명칭을 지난 14회 축제 기간 동안 사용해 온 지역정서에 부합하는 마산가고파축제로 환원하고자 한다"는 제정이유가 담겨 있다.

개정조례안은 지난 9일 위원회에 회부됐지만 아직 상정여부는 불투명하다. 정순욱 문화환경도시위원장은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은 내부적으로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직권으로 상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으로 이번 개정조례안을 찬성하는 국민의힘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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