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중소형주 뜨는데…韓은 '지지부진'
랠리 소외됐던 중소형주 매수
美 중소기업 편입된 러셀지수
이달만 7% 급등, 연고점 경신
대형주 쏠림 여전한 韓증시
코스닥 중소형주는 하락세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단기적 조정을 받으면서 투자금이 소형주로 몰려가는 순환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중소형주를 모은 러셀2000지수가 이달 들어서만 7% 가까이 급등하고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도 고공행진하는 추세다.
반대로 국내 증시에서는 대형주가 상승하는 가운데 중소형주는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되는 분위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러셀2000지수는 2187.02로 지난 11일 2125.04, 12일 2148.27에 이어 또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지수는 지난 6월 말과 비교하면 6.8%나 급등한 것이다.
러셀2000지수는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시가총액 기준 1001위부터 3000위를 차지하는 중소형 기업 2000개로 구성됐다. 미국 내수형 기업주로 구성돼 미국 실물경제의 건전성과 중단기 전망을 가늠하는 데 유용한 지표로 인식된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ETN 수익률도 빠르게 뛰고 있다. 러셀2000지수의 일일 변동을 2배수로 따라가는 신한 레버리지 러셀2000 ETN은 최근 한 달 새 16.1% 급등했다. 미국 증시에서 러셀2000지수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러셀 2000 ETF(IWM)는 같은 기간 9.29% 올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러셀2000은 다른 지수에 비해 상대적인 약세를 지속하며 작년 3월 이후 1년4개월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특히 엔비디아 등 대표 기술주의 약진에 힘입어 올해 나스닥 지수가 20% 이상 급등하면서 나스닥과 러셀2000 사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괴리율은 작년 12월 이후 최대치인 27%까지 확대됐다.
이런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최근 발표된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로, 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부터다. 물가 상승세가 잦아들면서 오는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 결과 수혜주로 꼽히는 중소형주가 주목받게 됐다.
7월 들어 나스닥을 구성하는 빅테크 기업주의 단기 과열이 극심해지자 투자자들이 기술주에서 차익을 실현하고, 대신 그간 저평가 탓에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된 중소형주를 매입하는 순환매 장세가 시작된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열 부담이 높은 종목들이 쉬는 가운데 장기 소외주들이 가격 갭 축소 차원에서 반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코스피 대형주 위주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코스닥 중소형주의 부진이 계속되는 상태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코스피 지수는 3.7% 오른 데 반해,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1.1%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 대형주(4.8%)와 중형주(4.8%)가 상승세를 이끄는 와중에 코스닥 중형주(-3.2%)와 소형주(0.3%)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현상은 주로 높은 자금력을 가진 외국인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가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투자를 이어나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6월 14일~7월 15일) 외국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4조9848억원)를 비롯해 삼성전자우, 삼성전기, LG전자 등 코스피 대형주가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 기관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에도 삼성전자(1조1478억원)를 비롯해 넷마블, 신한지주, 현대글로비스 등 코스피 대형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허선재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부진은 대형주 위주의 인공지능(AI)·반도체 쏠림 현상과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의 부진한 실적 성장, 우량 기업의 코스피 이전상장 등 복합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태성 기자 /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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