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명칼럼] 이원석 총장은 정치하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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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는 지금 사이가 크게 틀어져 있다.
내가 볼 때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검찰주의자'이고 '정치검사'들이다.
정치검사 이전에 검찰주의자였던 윤 대통령은 문 정부와 각을 세웠다는 이유로 예기치 않게 보수진영 대선 후보로 '간택'되었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문 정부와 갈등했고 명분이 어떻든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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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정치집단' 프레임 산물
尹과 韓 정계진출 檢엔 굴레
'검찰주의자'라면 정치 말아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대표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는 지금 사이가 크게 틀어져 있다. 그것은 이해가 갈려서일 뿐 그들의 세계관이나 배경 차이와는 무관하다. 내가 볼 때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검찰주의자'이고 '정치검사'들이다. 그들이 20년 동안 '형·동생'처럼 지낸 것은 배경도 세계관도 같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박근혜 정부와는 불편했고 문재인 정부로부터는 총애를 받았다. 정권에 대한 친소가 있는 검사를 보통 정치검사라고 한다. 그가 문재인 정부와 어긋난 것은 이념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조국이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것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시켜 윤석열 검찰을 손보려 했고 종국에는 '검수완박'까지 갔다. 정치검사 이전에 검찰주의자였던 윤 대통령은 문 정부와 각을 세웠다는 이유로 예기치 않게 보수진영 대선 후보로 '간택'되었다.
한 후보는 문 정부 초기가 본인에게는 '화양연화'였다고 스스로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이에서 파생된 삼성 합병 사건, 양승태 대법원의 재판거래 의혹 사건 수사에 모두 주도적으로 관여했다. 국정농단은 유죄가 났지만 수사는 거칠다는 인상을 줬다. 삼성과 양승태 사건은 검찰이 기소한 혐의 대부분이 법원에서 박살이 났다. 수사를 할 때 시류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 하는 혐의가 있는데 그것은 정치검사가 보이는 행태다. 그랬던 한 후보는 문 정부가 윤석열 검찰을 탄압하자 저항의 선봉에 섰다. 한동훈 역시 검찰주의자였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문 정부와 갈등했고 명분이 어떻든 그것은 정치적인 행위였다. 이 나라 공직 중 오직 검찰만이 정권과 갈등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후보는 그들의 검찰 선배와는 달랐다. 그들은 정권과 갈등하면서 생겨난 인기를 밑천 삼아 바로 현실 정치에 뛰어들어 한 명은 대통령, 한 명은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 올랐다. 이것이 지금 검찰에 멍에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해온 현직 검사들을 탄핵한 것은 꼼수이고, 철면피하고, 적반하장이며 언어도단에 가깝다. 그러나 생각이 있는 국민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들지언정 문재인 정부의 검찰 탄압 때 나타났던 폭발적 분노를 끌어내지는 않고 있다. 민주당의 검찰 해체 기도에 분노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도어스테핑에서 열변을 토해도 기자와 검사 사이에서만 화제가 된다. "김 여사는 언제 부르나?" 묻는 사람들은 많다. 나는 이것이 어느 정도는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그 대통령과 20년 동고동락한 검사가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한 상황에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야당이 검찰을 사법 시스템이 아니라 '정치적 집단'으로 프레이밍해 공격하는데 지금 검찰은 과거보다 훨씬 취약하다. 검사가 대통령 된 업보라고 할까.
물론 검사 출신들은 오래전부터 정치를 해왔다. 22대 국회의원 중 전직 검사가 19명이나 된다. 평소에는 세상이 검찰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양, 사무라이처럼 폼 잡다가 선거 때가 되면 사표도 내지 않고 정치판에 줄을 댄다. 우리와 비슷한 사법체계를 지닌 일본에선 검사의 정계 진출은 극히 예외적이다. 검찰주의는 검찰 독립권 수호를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전통이다. 정치와는 양립하기 어려운 가치인데 소위 잘나가는 검사일수록 '정치 촉수'가 발달해 있다. 그럴 요량이면 폼이나 잡지 말든가.
9월에 퇴임하는 이원석 검찰총장이 탄핵당한 후배 검사들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 중이라는 기사를 보았다.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총장님은 정치하지 마세요. 제발 하지 마세요."
[노원명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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