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식 최장 지연 기록 깬 22대 국회… 모든 상임위서 충돌

김태준 기자 2024. 7. 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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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6일 국회의사당 전경. /장련성 기자

지난 5월 30일 시작된 22대 국회가 16일부로 개원식 ‘지각’ 기록을 갈아 치웠다.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등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치를 벌이면서 개원식 개최 일정을 잡지 못한 것이다. 1987년 현행 헌법 개정 이후 가장 늦은 국회 개원식은 임기 시작 48일 만에 열린 21대 국회 개원식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와 개원식 등 의사일정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5일에 개원식을 열고 16·17일에 원내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18일에 국회 본회의를 여는 방안을 추진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추진한 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등에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불발됐다. 이날 회동 전 여야 원내대표는 날 선 말을 주고받았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요즘은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하면서 막장 드라마 뺨치는 집안 진흙탕 싸움에 여념 없다. 국민 보기에 민망하다”고 하자,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남의 당과 관련해 거친 언사를 하는 것이 과연 기본 도리에 맞는 것이냐”고 했다.

개원식이 이달 중 열릴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16일 강민수 국세청장 후보자를 시작으로 이달에만 총 7개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민주당은 19일과 26일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까지 잡아 놓는 등 국회는 전쟁터가 돼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이날 열린 모든 상임위 회의에선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다. 민주당 등 야당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24~25일 이틀간 여는 안건을 국민의힘 반대 속에 단독으로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국무총리나 대법원장 후보자가 아닌 장관급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에 걸쳐 실시한 예가 드물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야당은 이 후보자를 상대로 이명박 정부 시절의 방송 장악 의혹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묻겠다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등을 청문회 증인으로,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씨, 배우 정우성씨 등을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민주당은 이날 상임위에서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입법 절차도 밟아나갔다. 행정안전위에선 전 국민에게 민생 지원금 명목으로 1인당 25만~4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민생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입법 공청회가 열렸고, 환경노동위에선 민주당 단독으로 소위를 열어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처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일방적으로 법안을 심사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소위 표결에 불참했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 재의결을 거쳤고 최종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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