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조정석의 성별 체인지 고군분투…웃김·공감·힐링 다잡은 일등석 코미디[봤어영]
1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영화 ‘파일럿’(감독 김한결)의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조정석과 이주명, 한선화, 신승호, 김한결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파격 변신 이후 재취업에 성공하며 벌어지는 코미디다. ‘파일럿’은 연예인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던 스타 파일럿 한정우가 직장 내 성희롱 사태에 휘말려 실직자가 된 후 위기 극복을 위해 여자로 페이스 오프를 결심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집안을 이끄는 가장이자 비행에 열정을 지닌 파일럿으로서 실직 상태를 견딜 수 없었던 한정우. 한정우는 고민 끝에 뷰티 크리에이터인 동생 한정미(한선화 분)의 지원을 받고 ‘한정미’란 신분을 도용해 여자 파일럿으로 항공사에 재취업한다. ‘파일럿’은 어쩔 수 없이 여자가 된 한정우의 웃픈(?) 고군분투를 통해 우리 사회가 지닌 편협한 성역할 고정관념부터 가장의 애환, 여성이 사회생활을 맞닥뜨리며 겪는 각종 편견들을 재치있게, 하지만 날카롭게 포착한다.
김한결 감독은 작품의 기획의도를 묻자 “자기 자신을 어른이라 생각했던 주인공 한정우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되돌아보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코미디 영화이지만 공감과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재미나 유머러스한 부분을 만들 때도 이해되는 유머일지를 생각하며 작업에 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 볼 때도 공감이 됐는데 영화 찍고 결과물을 본 오늘도 똑같은 마음이 드는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저희 영화 보시면서 한정우란 캐릭터에 공감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 영화는 한정우가 점점 시간이 지나고 영화가 끝을 향해 달릴수록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코미디 드라마인 거 같다. 그런 부분을 같이 많은 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하고 있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여장을 한 채 촬영에 임한 과정과 에피소드도 털어놨다. 조정석은 “영화 초반에 정우가 극 중에서 여자로 변신을 하고 구두를 신고 걸어가다 여성전용 PT샵 트레이너에게 제안받는 장면이 생각난다. 당시 현장에 출연자 분들이 많이 계셨는데 그날 절 못알아보는 출연자들이 많으셨다”며 “제가 조정석인지 모르시더라. 그래서 그냥 거기에 계속 서 있었다. 다른 출연자분들과 같이 어우르며 지냈던 그랬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해 웃음을 안겼다.
조정석의 여장 변신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조정석은 뮤지컬 ‘헤드윅’에서도 드랙퀸인 주인공 역할을 위해 진한 화장 및 여장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에 대해 조정석은 “헤드윅일 땐 무대도 크고 가발도 파격적이었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더 진하게 표현됐다면 한정미로서는 영화 앵글 안에서 한정미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이 그를 한정우 아닌 한정미로 봐줘야 했기에 자연스러운 변신이 되어야 한다는 게 제작진의 목표이자 제 얼굴의 목표였다”며 “제작진분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연기에서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한정우의 동생 ‘찐’ 한정미는 오빠 한정우에게 거침없는 돌직구를 날리면서도, 그의 재취업을 전격적으로 돕는 등 혈육 케미를 과시한다. 한정미가 재취업 후 만난 동기 윤슬기(이주명 분)는 할 말을 하는 당당한 캐릭터로 정미의 회사 적응을 돕는 든든한 찐친으로서 활약을 펼치고, 한정우의 후배 서현석(신승호 분)은 허세 충만히 맨스플레인을 남발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며 감초가 되어준다. ‘파일럿’이 스크린 데뷔작인 이주명은 ‘윤슬기’ 캐릭터로 조정석과 호흡한 소감을 묻자 “정미와 슬기의 케미가 찐친이라니 뿌듯하다”며 “조정석 선배님이 제 롤모델이라 긴장할 때가 많았는데 편히 대해주셨다. 또 선배님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쉽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유퀴즈’, ‘사람이 좋다’ 등 TV를 즐겨보는 시청자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예능 등 미디어 풍경을 패러디한 장면들도 다수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을 진행하는 유재석, 조세호도 ‘파일럿’에 특별출연 느낌으로 깜짝 등장해 시선을 강탈한다. 실제 본체로서 ‘유퀴즈’ 출연 경험이 있고, ‘파일럿’을 통해 극 중 캐릭터로서도 ‘유퀴즈’에 출연한 조정석은 이에 대한 비하인드도 들려줬다. 조정석은 “유퀴즈 장면은 아직도 기억나는 게 제가 조정석일 때와 극 중 한정우로 출연했을 때의 차이보다 재석이 형님과 세호 씨의 연기에 너무 놀랐던 기억”이라며 “실제 ‘유퀴즈’ 녹화했을 때 영화 속 장면도 같이 찍은 것인데, 녹화를 하는 건지 영화 촬영을 하는 건지 구별이 안 갈 정도로 두 분이 너무 자연스레 잘해주셨다. 정말 깜짝 놀랐다”고 떠올렸다.
조정석은 “전작 ‘엑시트’가 워낙 흥행한 작품이었어서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엑시트’에 주셨던 사랑에 대한 감사함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우리 영화 역시 그 때만큼 잘 되진 않더라도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고 바람을 전했다. 신승호는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추천했고 한선화는 “우리 영화가 코미디도 있지만 주인공 정우를 따라가다 보면 가족들의 따뜻함 속에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지점이 있다. 따뜻함도 매력인 작품”이라고 관람을 독려했다.
‘파일럿’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통령실 “미복귀 전공의 1만2000명…내일 일괄사직 규모 확정될듯”
- 구제역 전 여친 “불법 업소 해명하려 내 사진 이용…동의도 안 받았다”
- "산책하다 아내를"...여고생 2명 탄 킥보드에 참변
- "브레이크인줄 알고"…70대 여성이 몰던 차량, 여고 담벼락에 '쾅!'
- 남윤수, 父에 신장이식 "알려지지 않길 바랐는데…회복 중"[공식]
- “학폭 인정하며 배구하고 싶지 않다” 이재영 은퇴 암시
- 트럼프 피격범, 소나타 타고 이동...트렁크엔 ‘사제 폭탄’도 설치
- 식중독인줄 알았는데...오리고기 먹고 쓰러진 노인서 ‘농약’ 성분 검출
- 승기 잡은 트럼프…'마가 상속자'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다
- “7000원 발마사지 받고 수술…동남아 ‘이것’ 조심하라” 유튜버의 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