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당한 황희찬, 英 매체들도 비중있게 보도 “2년전에도 인종차별 표적”···사태 확산되나

윤은용 기자 2024. 7. 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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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



황희찬(울버햄프턴)이 프리시즌 연습경기 도중 인종차별을 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현지에서도 이번 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어 문제가 더욱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울버햄프턴은 16일 구단 홈페이지에 “코모 1907(이탈리아)와 연습경기에서 매슈 도허티의 헤딩골로 1-0으로 이겼다”며 “하지만 황희찬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으면서 승리가 무색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황희찬이 인종차별적인 말을 들은 것에 격분한 다니엘 포덴세가 격한 반응을 보여 퇴장당했지만 울버햄프턴은 승리를 따냈다”고 덧붙였다.

현재 울버햄프턴은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전지훈련 중이다. 현지시간으로 15일 오후 마르베야 훈련장에서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에서 2위를 차지해 이번 시즌 세리에A로 승격한 코모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전반을 벤치에서 보낸 황희찬은 후반 시작과 함께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이후 황희찬은 후반 23분 상대 팀 선수로부터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고, 이에 격분한 팀 동료 포덴세가 인종차별 발언을 한 선수를 주먹으로 가격, 퇴장당했다.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한 상황을 설명하는 게리 오닐 감독. 울버햄프턴 X(구 트위터 캡처



양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이 일에 대해 얘기를 나눌 정도로 상황은 심각해졌지만, 오닐 감독이 황희찬에게 계속 경기를 뛰어도 괜찮냐고 물어봤고, 이에 대해 황희찬이 수긍하면서 경기는 끝까지 정상 진행됐다.

경기 후 울버햄프턴 공식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에서 오닐 감독은 “황희찬이 정말 실망스러운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며 “난 황희찬과 이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경기를 계속 뛸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끝까지 뛰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게 너무 실망스럽다.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경기 중단이 되는 일 없이 끝까지 경기를 소화한 것을 두고 “황희찬이 모욕적인 일을 겪었음에도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자랑스러웠다. 황희찬은 팀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 일은 영국 현지에서도 꽤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영국 공영방송 BBC는 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BBC는 “오닐 감독이 황희찬에게 경기를 포기할지 여부를 물었지만, 황희찬은 이를 거부했다. 결국 울버햄프턴이 1-0으로 경기를 승리했다”고 전했다. 특히 BBC는 2년 전 SC파렌세와 친선경기 때도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한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영국 가디언 역시 이번 일을 보도하며 2년 전 일을 거론했다. 가디언은 “2년 전 여름 파렌세와 경기에서도 황희찬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이 밖에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프턴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제소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으며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등 주요 영국 매체들 역시 이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다.

황희찬.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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