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저널'→'추적 60분'까지 두 달새 긴급기자회견만 두 번째…KBS 교양국 위기 [ST이슈]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역사저널'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추적 60분'까지 KBS 교양국을 상대로 PD들의 폭로와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두 달새 벌써 두 번째다.
16일 KBS 본부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추적 60분'이 이관 사태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
현장에는 '추적 60분' 제작진이자 시사교양 1 구역 중앙위원 김민회 PD를 비롯해 강윤기 PD, 김은곤 PD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추적 60분'은 대한민국 최초 탐사저널리즘 프로그램으로 40년이 넘게 대중의 곁을 지키고 있는 KBS 간판 시사 프로그램. 그러나 앞서 KBS가 제작 1 본부 산하 시사교양국에서 맡고 있는 '추적 60분'을 보도국으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안을 공개했고, '추적 60분' 측과 시사교양국 PD들은 반발에 나섰다.
이날 KBS피디협회, 언론노조 KBS본부 측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보도본부 간부들은 데스킹 강화를 핑계로 제작 자율성을 침해했으며, 정권 비판적 아이템은 검열됐다. 방송 보류와 제작진 징계도 있었다면서 "보도본부 이관은 상처뿐인 과거였으며 어떤 경쟁력의 향상도 가져오지 못했다"며 과오를 반복하려는 움직임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김은곤 부회장은 최근 KBS에서 '더 라이브' 폐지, '다큐 인사이트-세월호 10주기 편'은 총선에 영향 끼친다는 이유로 방송 불발, '역사저널 그날'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았던 점을 짚으면서, 이 조직개편 역시 "PD들의 의견은 반영이 되질 않았다"며 "이번 조직 개편은 한 마디로 시사교양국의 파국이다"라고 폭로했다.
뿐만 아니라 김민회 PD는 "프로그램이 보도본부로 이관되는 약탈적인 과정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를 옮기는 것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의 알 권리와, 저널리즘 PD들의 제작 역량,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뺏는 거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에 대한 문제다. 형식적으로 프로그램 이관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시사교양국의 해체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보도국 이관을 반대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김은곤 부회장은 최근 있던 사건들에 대해 "싸운다고 싸웠지만 결과적으로 사실상 폐지되고 막아내지 못했다"며 이번엔 더욱 강력히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국장님들이 이걸 막지 못할 경우 어떻게 책임지겠냐 했는데 일부 국장님들이 보직 사퇴하겠다고 하셨다"며 "제작 1 본부 팀장의 80%는 보직 사퇴를 하겠다는 성명서를 올렸다"라고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5월 '역사저널 그날' 외압 논란 폭로에 이은 두 번째 긴급 기자회견. 5월에는 '역사저널' PD들이 KBS 사측에 대한 비판과 폭로를 했다. PD협회 측은 '역사저널 그날' MC로 한가인이 발탁된 상황이었으나 외압에 의해 조수빈 아나운서를 세우라는 요구가 들어왔다고 알렸다. 이를 거부하자 프로그램이 사실상 폐지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며 제작진이 불만을 표했다.
기훈석 언론노조 KBS본부 시사교양 중앙위원은 "입사 후 22년 동안 각종 외압과 MC 교체, 아이템 변경 등 많은 일을 겪었지만 이번 사례는 다르다"며 "보통은 이런 지시를 내리더라도 최소한의 이유는 밝혔다. 이번엔 이유도 없이 그저 항명이라고만 한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구의 지시가 있었길래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의심스럽다”며 “세월호 다큐멘터리 불방에 이어 상식이지 않은 일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 배후를 끝까지 밝히도록 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KBS 교양국 PD들의 강도 높은 폭로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KBS 사측과 PD 간의 마찰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제작진 측이 "실상 파국"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타협점을 찾아갈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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