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지 슈트, 나도 할 수 있을까

유희경 매경GOLF 기자(yhk@mk.co.kr), 김지수 매경GOLF 기자(kim.jisoo@mk.co.kr) 2024. 7. 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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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학 기술의 발달로 100세까지 장수하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되면서 골퍼들의 ‘에이지 슈트’ 확률도 더 높아지고 있다. 지금부터 건강과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하고 샷을 현명하게 연마한다면 당신도 에이지 슈터가 될 수 있다.

베른하르트 랑거(AFP연합뉴스)
골퍼들이 나이가 들면서 꿈꾸는 희망 중 하나는 에이지 슈트(Age Shoot)다. 에이지 슈트는 18홀 라운드에서 자신의 나이와 같거나 더 적은 타수를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72세의 골퍼가 72타 혹은 72타보다 적게 타수를 기록했다면 에이지 슈터가 되는 것이다.

시니어 골퍼가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다는 건 부러움의 상징이다. 나이 들어서도 골프를 칠 만큼 건강하고 경제적 여유가 있다는 것,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 그리고 골프 실력과 운까지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제 과학·의학 기술의 발달로 100세까지 장수하는 이른바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 시대라고 한다. 따라서 골퍼들이 에이지 슈트를 기록할 확률도 더 높아졌다는 얘기다. 여기에 골프용품의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 것도 확률을 높이는 요소다.

프로들의 선수 수명도 점점 길어지고, 에이지 슈트를 기록하는 횟수도 증가하고 있다. 챔피언스 투어를 주름잡고 있는 독일의 베테랑 골퍼 베른하르트 랑거가 대표적이다. 1957년 8월 27일생인 그는 올해 67세다. 1985년과 1993년 두 차례에 걸쳐 독일인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랑거는 2007년부터 50세 이상 출전하는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하며 ‘살아 있는 전설’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챔피언스 투어에서 랑거의 공식 대회 에이지 슈트 기록은 무려 12번이다. 2021년 64세 생일날 앨리 챌린지 1라운드에서 64타를 쳐서 첫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플로리다에서 열린 팀버테크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63타를 쳐 12번째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선수들이 챔피언스 투어에서 에이지 슈트를 기록하고, 50세가 넘은 고령의 선수들이 정규 투어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비결은 크게 3가지로 꼽힌다. 지금부터 선수들의 조언과 관리법을 참고해 준비한다면 당신도 에이지 슈터가 될 수 있다.

톰 왓슨(연합뉴스)
톰 왓슨, 잭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연합뉴스)
골프를 단순하게 생각하라

랑거가 말하는 골프의 비결은 간단하다. “골프를 사랑하고 스윙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젊었을 때보다 지금의 스윙이 더 간결하고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스윙 테크닉을 쫓아가지 않으며 스윙도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한다. 멋진 피니시 동작도 없다. 스윙에서 중요한 것은 임팩트의 순간이고, 임팩트 이후의 모습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프로들도 골프를 잘 칠 수 있는 비결로 강조하는 것이 기본기를 지키고 스윙을 간결하게 하라는 것이다. 수십 차례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올해 75세의 톰 왓슨은 “그립과 스탠스 같은 기본기가 중요하다”고 했고, 최경주도 항상 그립을 강조한다.

아마추어 골퍼라도 멀리건과 퍼팅 컨시드는 되도록 받지 않는 것이 좋다. 멀리건이나 컨시드를 자꾸 받다 보면 제 실력을 제대로 알 수 없고 플레이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피트니스와 스트레칭… 50대부터 체력 관리 중요

컨디션이나 체력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40대 또는 50대부터 ‘에이지 슈트 달성 프로그램’을 작동시켜야 한다. 스트레칭과 유산소운동, 근력운동은 기본이다.

랑거는 하루에 두 번 이상 스트레칭을 하고 유산소운동도 거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라운드 전에는 꼭 피트니스 시설이 갖춰진 투어 밴을 방문해 스트레칭과 기본 운동을 한다. 에이지 슈트를 자주 기록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게리 플레이어는 80대에도 일주일에 4~5번 하루 1000개가 넘는 크런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잭 니클라우스 역시 매일 1시간 30분씩 체조와 등 운동과 함께 일주일에 3회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고 있다.

선수들처럼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더라도 아침저녁으로 꾸준히 30분 정도는 스트레칭과 팔굽혀펴기 같은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리하게 라운드를 많이 하는 것은 좋지 않다. 랑거는 대회가 끝나면 4~5일은 골프를 치지 않으며 몸의 균형을 잡는다고 한다.

먹는 것도 경쟁력이다

나이 들수록 소식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얘기다. 랑거도 소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KPGA투어에서 최고령 우승을 기록한 최경주 역시 밥을 이전보다 3분의 1만 먹는다고 한다.

몸에 해로운 음식을 피하는 것도 필수다. 최경주는 술과 탄산음료, 커피까지 끊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그는 인터뷰에서 “젊을 때는 폭탄주를 스무 잔까지도 마셨으나 이제는 안 마시고 있다. 골프를 잘 못 치면서 몸에 해로운 술을 마시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햄버거를 먹을 때도 콜라 대신 생수를 마신다. 커피에 든 카페인이 칼슘을 빼앗아 간다는 얘기를 듣고 커피도 끊었다”고 했다.

실제로 술을 마시고 운동하면 근육 생성이 잘 안 되고,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면 뼈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이 발생할 확률이 커진다고 알려졌다.

‘최연소 신기록’ 골퍼 늘어난다
최근 최연소 신기록으로 골프 팬들의 눈길을 끄는 아마추어 골퍼가 늘어났다. 이들이 투어에서 두각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다.
(순서대로 ) 크리스 김(PGA) 이효송(KLPGA) 마일스 러셀(PGA)
최근 투어에서 10대 골퍼들의 활약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4월 PGA 2부투어인 콘페리투어 리컴 선코스트 클래식에서 마일스 러셀이 15세 5개월 17일의 나이로 컷을 통과했다. 이는 PGA 2부투어 사상 최연소 컷 통과 기록이다. 한국계 골프 유망주인 크리스 김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국적의 한국계 아마추어 크리스 김은 5월 개최된 PGA 투어 더CJ컵 바이런 넬슨 대회에 초청 선수로 출전해 대회 최연소 컷 통과 신기록을 세웠다. 16세 7개월 10일의 나이였다.

국내 여자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록도 눈에 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효송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서 15세 176일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생 오수민은 KLPGA투어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방신실, 김재희 등과 우승 경쟁 끝에 최종 3위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특히 173cm의 큰 키에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려 투어 선수들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드라이버 실력을 자랑했다. 오수민은 이효송과 함께 출전한 제44회 퀸시리키트컵 아시아-태평양 여자 아마추어 골프팀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단체전 2관왕을 차지했다. 이처럼 연륜이 넘치는 프로들을 제치고 ‘프로 잡는 아마’들이 생겨나는 이유를 알아보았다.

빠른 회복력과 레슨 시스템의 발전

2024 국가대표 여자팀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김유진 트레이너는 “프로 데뷔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2023년 국가대표 여자팀의 구성은 고등학생들로 이루어졌으나 2024년에는 중학생 선수들로 구성돼 연령층이 낮아진 흐름을 보인다”고 했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한 데에는 빠른 회복력과 레슨 시스템의 발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국가대표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어린 선수들의 근육은 부피와 섬유세포가 작다. 국가대표 남자팀을 담당하는 이상욱 트레이너는 “어린 나이의 선수들은 근육이 성인에 비해 쫀쫀하다. 이게 다음 날 회복력의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골프와 체력 훈련 등의 신체적 활동이 끝나면 몸속에 피로물질이 쌓이기 마련이다. 이때 산소 공급이 원활하면 전반적인 배출이 원활해져 근육의 피로를 느끼게 하는 물질인 젖산이 적게 쌓인다. 따라서 어린 선수들이 성인 선수에 비해 적은 피로감을 느끼고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더 자주 훈련하고 경쟁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전문성 높은 레슨이다. 대한주니어골프협회의 노현욱 전무이사는 “이전 세대 프로들과 달리 지금 프로로 데뷔하는 어린 선수들은 더 체계적이고 발전된 레슨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드라이버 장타 레슨, 퍼터 전문가 등 각각 세분화된 전문가들에게 레슨을 받는다. 또한 심리 및 트레이닝도 별도의 전문가에게 코칭받아 실력과 멘털이 탄탄해졌다. 이를 통해 기존 프로들과의 경쟁에서도 우위에 설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고 답했다.

대한주니어골프협회
클럽디 꿈나무
주니어 골퍼를 위한 지원도 증가하는 추세

국가대표 여자팀 민나온 코치는 “성인이 되기 전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은 중요하다. 어린 나이에 다양한 필드 경험을 통해 얻는 경험치들은 프로 무대에 가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바로 적응할 수 있게 해 좋은 성적을 낼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주니어 골퍼를 위한 지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대한주니어골프협회에서는 매년 10개의 주니어 골프 시리즈를 개최한다. 10개 시리즈가 종료된 후 상위 70명에게는 아시아권 주니어골프협회와 주니어 골프 교류전 개최 및 교습 프로그램, 단기 캠프 및 장기 캠프 등을 지원해준다. 던롭스포츠코리아는 올해 한국중고등학교골프연맹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7월 군산CC에서 ‘스릭슨배 전국 중고등학교 골프 대회’를 개최한다. 각 대회 입상 선수는 물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학생 선수들을 선발해 연간 50명 골프용품 후원 및 우수 선수 대상 장학금 사업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회사 이도는 디딤돌재단과 지난 2022년부터 클럽디 꿈나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클럽디 꿈나무는 주니어 선수 육성을 위해 전액 무상으로 진행된다. 이도가 운영하는 실내 골프 클럽인 클럽디 청담은 PGA의 공식 파트너사인 PGA 골프 디벨로프먼트 코리아와 계약을 맺었다. 이에 PGA 인증 코치가 지도하는 주니어 교육과 체계적인 주니어 코치 트레이닝, PGA 자격증 프로그램과 세미나를 운영할 예정이다.

‘무서운 10대’ 돌풍 이끄는 오수민과 이효송

이효송

(KLPGA)
나이 : 2008년 11월 11일생(만 15세)

주요이력 : 2024년 JLPGA투어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 우승·2024년 퀸시리키트컵 아시아–태평양 여자 아마추어 골프팀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2024년 아시아퍼시픽 여자 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

특징 : 어린 나이임에도 기회를 놓치지 않는 근성이 있다.

강점 : 정확도 높은 아이언 샷이 강점이다.

훈련법 : 드라이버와 아이언 모두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목표를 변경하며 원하는 곳으로 공을 보내는 연습을 주로 한다

트레이닝법 : 안정적인 샷이 장점인 선수이기 때문에 밸런스에 집중한다. 밸런스볼을 이용한 하체와 코어의 근육 발달과 밸런스 강화, 심부 안정화를 위한 트레이닝에 중점을 둔다.

목표 : 항상 최선을 다하고 꾸준한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오수민

나이 : 2008년 9월 16일생(만 15세)

주요이력 : 2024년 고창 고인돌배 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우승·2024년 퀸시리키트컵 아시아–태평양 여자 아마추어 골프팀선수권대회 개인전, 단체전 우승·2024년 KLPGA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3위

특징 : 큰 키와 마른 체형임에도 힘을 몰아 쓸 수 있는 탄탄한 근육을 가졌다.

강점 :300야드의 장타력을 이용한 공격적인 플레이가 특징이다.

훈련법 : 120%의 힘으로 세게 공을 치는 연습 후 부드러운 스윙으로 다시 템포를 잡는 연습을 가장 많이 한다.

트레이닝법 : 장타를 위한 순간적인 파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루프밴드를 이용한 복합 스쿼트로 하체와 둔부의 근육 발달과 코어 강화 트레이닝에 집중한다.

목표 : 메이저대회 5개 우승과 올림픽 정상에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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