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또 섹시콘셉트 논란…여름 대박 노리다 정체성만 흔들린다 [TEN뮤직]
[텐아시아=이민경 기자]
그룹 (여자)아이들은 '여성 카리스마'의 대명사로 지금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내왔지만, 지난 정규 2집 '2' 앨범부터 이어지는 과도한 섹시 콘셉트에 대중과 팬들은 아쉽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여자)아이들은 데뷔 초부터 '주체적인 여성상', '카리스마'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여자)아이들은 "걸그룹에게 붙는 한계와 편견을 깨는 음악들을 할 것"이라며 정규 1집 앨범 커버에서 '여자'를 뜻하는 '(G)'를 빼기도 했다. 이러한 행보에 영향을 받아 (여자)아이들의 팬덤에는 남성 팬보다 여성 팬 비중이 높다.
(여자)아이들은 지금까지 '라타타'(LATATA)부터, '퀸카'(Queencard), '누드'(Nxde), '톰보이'(Tomboy), '덤디덤디'(DUMDi DUMDi)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이들 노래의 가사는 주로 여성인 화자 '나'의 주체성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퀸카'에서 (여자)아이들은 자존감의 회복 과정을 담았고, '누드'에서는 강한 자기애를, '톰보이'에서는 악연에서 벗어나 혼자임을 당당히 즐기는 모습을 그렸다. 대중은 이들의 가사에 대해 "듣는 이의 자신감도 키워준다"며 호평했다. 욕설을 연상시키는 '톰보이' 가사에 대해서도 대중은 청자 속이 다 시원하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나 올해 발표된 정규 2집 '2'와 미니 7집 '아이 스웨이'(I SWAY)에 연달아 선정성 논란이 터지면서 이들은 대중성에 타격을 입었다.
'아이 스웨이'의 타이틀곡 '클락션'(Klaxon)에서 (여자)아이들은 안무 영상 속 과도한 노출로 선정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비키니를 입은 엉덩이를 과감히 화면에 노출한 것이 문제가 됐다. 멤버의 신체가 영상에 적나라하게 잡히면서 국내외 대중뿐만 아니라 (여자)아이들의 팬들까지 나서서 노출이 지나치다며 불만을 표했다.
앞선 정규 2집 '2' 선공개곡 싱글 '와이프'(Wife)의 가사도 선정성 논란의 대상이 됐다. 가사 전반에 성적 은유가 포함돼있으며, 가장 문제시 된 가사는 "위에 체리도 따 먹어줘", "배웠으면 이제 너도 한 번 올라타봐", "나의 tongue(혀) 살짝 touch(터치) 너는 brr brr brr(부르르)"였다. KBS는 해당 곡의 가사 수위가 높다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가사 후반부 'Wife가 되고 싶지 않다'고 언급하므로 요리하고 청소하는 획일화된 아내상에 대한 반발을 녹여낸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지난 1월부터 이어진 선정성 논란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여자)아이들의 올해 음원 성적은 2022~2023년도 성적 대비 부진하다.
지난해 5월 발매된 '퀸카'가 수록된 미니 6집 'I feel'(아이 필)은 멜론 차트 기준 연간 차트를 제외한 모든 차트에서 1위를 독식했고, 연간 차트 기준으로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 전 음원 차트 1위라는 호성적을 보였다. 2022년 발매된 '누드'를 수록한 미니 5집 'I LOVE'(아이 러브), '톰보이'를 수록한 정규 1집 'I NEVER DIE'(아이 네버 다이) 역시 전 차트 올킬 기록을 가졌다.
하지만 이번 '아이 스웨이'의 경우 발매 8일이 지났지만, 멜론차트 TOP 100차트 내 순위는 16일 오후 4시 기준 19위에 불과하다. 물론, 차트 내 성적을 기록한 것 자체가 훌륭한 성적이지만, 14위를 기록한 전작 수록곡 '나는 아픈 건 딱 질색이니까'보다 성적이 낮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이다.
(여자)아이들의 화제성이 떨어진 이유로는 그룹의 정체성이 흐려졌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클락션'에는 (여자)아이들만의 과감함과 카리스마가 두드러져 보이지 않는다. 기존 주체적인 가사와는 달리, 해당 곡에서 (여자)아이들은 다른 여자의 곁에 있는 남자에게 그 여자 대신 자신을 '봐달라'며 유혹하는 내용의 가사를 선보였다.
또한, 과감했던 의상에 비해 음악 '클락션'은 과감하지 못했다. 전작인 '슈퍼 레이디'는 노래 전반부 파격적인 고음 퍼포먼스가 화제가 됐으며 '톰보이'에서는 욕설을 상징하는 '삐-'소리가 삽입돼 호평 받았다. 나아가, '퀸카'에서는 여자 아이돌에게 흔치 않은 강렬한 록 비트를 선보였다.
하지만 '클락션'은 다르다. 이지 리스닝 흐름에 맞추려는 의도인지 (여자)아이들 특유의 톡톡 튀는 멜로디가 존재하지 않으며, 곡 장르 역시 일반적인 팝 장르다. 또한, 이전 여름 히트작 '덤디덤디'와 같은 강렬한 비트 없이 부드러운 흐름을 갖고 있다.
곡의 청량감에 대중들은 "그룹 씨스타 노래 같은 시원한 여름 음악이 안 나온 지 너무 오래됐다. 그래도 이 곡이 가장 근접한 느낌"이라며 호평을 내놓으면서도 "한끗이 부족한 느낌"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여자)아이들은 제2의 씨스타 감성을 겨냥해 돌아왔지만, 기존 이들이 가지고 있던 매력과는 다른 부분을 어필하면서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러한 아쉬움에도 (여자)아이들의 '아이 스웨이'는 3연속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우며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처럼 팬과 대중의 관심이 이어지는 지금, 비판 여론을 수렴해 다음 활동에 반영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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