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뇌 흥분시켜 정신 잃게 한다"

이채린 기자 2024. 7. 16. 17: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에서 의료용 전신 마취제로 분류되는 프로포폴이 뇌의 안정성과 흥분성 사이의 정상적인 균형을 깨뜨려 환자의 무의식을 유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프로포폴을 비롯한 여러 마취제가 '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 메커니즘을 방해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프로포폴이 뉴런 활동을 억제하면 뇌의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이로 인해 뇌가 의식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프로포폴이 무의식을 유도하는 매커니즘을 밝힌 연구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한국에서 의료용 전신 마취제로 분류되는 프로포폴이 뇌의 안정성과 흥분성 사이의 정상적인 균형을 깨뜨려 환자의 무의식을 유도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신 마취를 받는 환자를 모니터링하는 도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얼 K. 밀러·일라 피에테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팀은 프로포폴을 투여할 때 뇌 반응을 분석한 결과 뇌의 활동이 점점 불안정해져서 결국 뇌가 의식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16일 과학 저널 '뉴런'에 발표했다. 

프로포폴은 뇌의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자 뇌 인지 기능의 핵심물질인 가바(GABA) 수용체에 결합해 이 수용체가 있는 신경세포(뉴런)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그동안 프로포폴이 뉴런을 억제한 다음 단계에서 무의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프로포폴을 비롯한 여러 마취제가 '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 메커니즘을 방해한다는 가설을 세웠다. 동적 안정성이란 뉴런이 새로운 입력에 반응할만큼 흥분하면 뇌가 빠르게 통제력을 되찾고 과도하게 흥분하는 것을 막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전기신호를 이용해 뉴런 활동을 분석하는 새로운 기술로 원숭이가 프로포폴을 투여받아 의식이 상실되는 1시간 동안 시각, 소리 처리, 공간 인식 및 실행 기능 등 뇌 피질의 4개 영역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정상적으로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어떤 입력이 있든 뉴런 활동이 급증한 다음에 뇌는 곧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갔다.

반면 프로포폴 투여가 시작되자 뇌는 이같은 입력 후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가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지나치게 흥분한 상태를 유지했다. 이 현상은 동물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점점 더 두드러졌다. 프로포폴이 뉴런 활동을 억제하면 뇌의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이로 인해 뇌가 의식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 연구팀은 간단한 신경망 모델을 만들어 이같은 과정을 시뮬레이션했다. 신경망 모델에서 신경망의 특정 지점을 억제했더니 프로포폴을 투여한 동물 뇌에서처럼 신경망 활동이 불안정해졌다. 제1저자인 MIT 애덤 아이젠 박사과정생은 "이번 연구는 뉴런의 억제 증가가 뇌의 불안정성을 유발하고 결국 의식 상실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프로포폴 외 다른 마취제도 이같은 매커니즘을 통해 동일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추측하며 현재 이러한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밀러 교수는 "여러 마취제의 공통적 작동 메커니즘을 찾으면 마취제마다 안전 규약을 만들 필요 없이 몇 가지만 조정해 마취제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이 연구가 환자의 마취 수준을 모니터링하고 더 정확히 제어하는 방법 개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016/j.neuron.2024.06.011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