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野 단독으로 환노위 소위 통과…與 “법을 정치적 이용” 반발

이승우 기자 2024. 7. 1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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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최종 폐기됐다.

11일 노란봉투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지 5일만에 환노위 소위 회의까지 통과시킨 민주당은 7월 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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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1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원회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노란봉투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은 반발하며 소위 표결에 불참한 뒤 안건조정위원회를 신청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간 이견이 있는 안건에 대해 토론하기 위한 기구이지만, 국민의힘 위원 2명과 야당 위원 4명(민주당 3명 진보당 1명)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아 안조위 통과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경제6단체는 야당 단독 소위 통과에 이날 긴급 회동을 열고 “정략적인 판단으로 노사관계를 파탄내고 국가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 野 “7월 국회 안에 통과 시켜야”

2024.7.16/뉴스1
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최종 폐기됐다. 22대 국회 개원 후 민주당 등 야6당이 지난달 재발의한 노란봉투법은 불법 쟁의로 인한 회사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제한하고 불법 쟁의로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노조원 개인에게 연대책임을 묻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근로자의 성격을 규정한 노조법 2조에 “노조를 조직하거나 노조에 가입한 자는 근로자로 추정한다”는 조항을 추가해 개인사업자 신분인 특수고용노동자 및 플랫폼 종사 노동자도 노조를 만들어 회사를 상대로 쟁의를 벌이는 것을 가능하게 해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보다 내용이 더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 노란봉투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지 5일만에 환노위 소위 회의까지 통과시킨 민주당은 7월 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당이 요구한 안건조정위도 속도전으로 처리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 환노위 관계자는 “이번 주 중 안건조정위를 열고 법사위를 거쳐 7월 국회 안에 처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위헌 소지도 없고 민법과 충돌 가능성도 낮은 법안인데 처리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안건조정위는 총 6명으로 구성되며 이 중 4명 이상이 찬성하면 전체회의로 법안을 넘길 수 있다. 이번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3명, 국민의힘 2명, 진보당 1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라 민주당은 진보당 협조를 얻어 안조위를 무력화한다는 방침이다.

●與 “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

김형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제2차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날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에선 야당 단독으로 노란봉투법이 의결됐다. 2024.7.16. 뉴스1
여당은 야당의 일방적 처리에 “아직 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은 “노란봉투법이 민주당 당론으로 정해지면서 토론과 의견 개진이 가로막혔다”며 “근로자 개념을 키워서 입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것은 법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것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요 6개 경제단체(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인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상근부회장들도 이날 회동에서 개정안에 대해 “사용자 범위를 무분별하게 확대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하청 노조가 끊임없이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벌인다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는 붕괴되고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현재 불법 쟁의행위를 둘러싼 손해배상 문제의 절대다수가 폭력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장 점거 관행에서 비롯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안은 이를 개선하기 위한 내용을 전혀 담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사실상 봉쇄해 극단적인 불법 쟁의행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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