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러닝메이트’ 밴스, 트럼프 반대파에서 부통령 후보로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J D 밴스 상원의원(39·오하이오)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명성을 얻은 ‘흙수저’ 출신 정치 신인이다. 백인 노동계급의 정서를 이해하고 이라크전 참전 경험이 있으며 인도계 미국인을 아내로 둔 밴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없는 특성을 앞세워 경합주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밴스 의원은 1984년 미국 내 대표적인 ‘러스트 벨트(몰락한 공업 지대)’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태어났다.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지역이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과 약물 중독, 가난한 집안 환경으로 불우해 미래를 생각할 여유도 없었다. 그러다 외조모의 심리적 지원을 받으면서 목표 의식이 생겼고 공부 욕심이 자랐다. 고교 중퇴 위기를 넘긴 그는 해병대에 입대했고 이라크전에 파병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오하이오주립대,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실리콘밸리에서 벤처기업 투자 전문가로 일하며 경력과 부를 쌓았다. 2018년 연방 상원의원 출마를 고려하다 포기한 그는 2022년 11월 상원의원 선거에 당선되며 의회에 입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대권에 도전하던 2016년 여름 출간한 책 <힐빌리의 노래>는 밴스 의원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결해주는 고리가 됐다. 이 책은 그가 힐빌리라고 부르는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하층 노동계급을 다루는데, 뉴욕타임스(NYT)는 이 책이 2016년 대선에서 러스트벨트의 트럼프 지지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이 책을 좋아해 밴스 의원이 정계에 입문했을 때 도널드가 이미 그를 알고 있었다. 밴스 의원이 2021년 상원의원 후보 경선에 도전했을 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를 지지했다. AP통신은 “트럼프에겐 개인적인 친소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트럼프와 밴스는 정기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여러 해에 걸쳐 강력한 관계를 발전시켜왔다”고 전했다.
정계에 본격 입문하기 전 밴스 의원은 ‘네버 트럼프(트럼프만은 절대 안 돼)’를 주장하던 공화당원이었다. 2016년 대선 전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의 히틀러” “문화적 헤로인” “바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 때는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며 극찬했다. 정계 진출을 고민하면서 태도를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밴스 의원은 2021년 오하이오 상원의원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찾아가 과거 자신의 발언을 사과했고, 열렬하고 충성스러운 지지자가 됐다.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매우 극적이고 의심스러운 정치적 변화”라고 평가했다.
밴스 의원의 정책 지향은 강경 보수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정부 들어 중단된 국경 이민장벽 설치를 계속하자고 주장하며, 임신중지권 역시 각 주가 판단할 영역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유사한 보수적 관점을 보이고 있다. 경제 현안마다 미국인의 일자리, 미국의 이익을 앞세워 트럼프 전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의 준말)”와도 합이 좋다는 평을 받는다. 우크라이나 지원엔 반대하고 이스라엘 지원엔 찬성한다.
외신은 밴스 의원 지명을 젊음, 경합주, 실리콘밸리 등 키워드로 분석하고 있다.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령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조합이고, 상원의원에 출마할 때 온라인 지급결제서비스 페이팔 창업자인 피터 틸에게 500만 달러를 기부받은 이력 등 실리콘밸리 인맥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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