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이진숙 청문회 이틀 실시…봉준호·박찬욱 부른다(종합)
증인·참고인 채택 놓고도 공방…"과도해" vs "철저 검증"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오는 24일·25일 이틀에 걸쳐 국회에서 열린다.
청문회 증인으로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과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등 26명을 채택했고, 배우 류승완·문소리·정우성, 영화감독 박찬욱·봉준호·윤제균 등 47명을 참고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6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이 후보 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내용을 담은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의 건을 야당 주도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이틀간 실시하는 데 반대해 거수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여야는 청문회 일정을 놓고 회의 초반부터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를 이틀 실시하는 것은 야당의 '시간 지연 전략'이라며 24일 하루만 청문회를 열자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청문회를) 이틀동안 한 전례가 없다"며 "24일까지 청문회를 마치는 게 국회법이 정한 절차인데 24일에 시작해 25일에 마친다는 것은 고의적으로 지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필요한 차원에서 업무능력에 대한 검증절차를 하면 되는데 무한정 진흙던지기를 해서 쓰러질 때까지 청문회를 한다는 것이냐"며 "증인 숫자를 줄이든 선서를 줄이든 중복된 것을 피해 하루내에 끝내자는 게 우리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도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이틀간 하려는 것은 언론노조에 잘 보이기 위한 정치공세일뿐"이라며 "이진숙 후보자 마녀사냥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애초에 방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왜 실시되는 것이냐"며 "모두 민주당의 탄핵병으로 인해 일어난 사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방통위 현안이 현재 얼마나 많은데 민주당의 언론장악 야욕으로 인해 정부부처, 국회사무처 에너지를 얼마나 더 낭비해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야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위해 청문회를 이틀 실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맞섰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통위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진숙은 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킬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는 인물"이라며 "민주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몸에 소름이 끼친다고 하는 사람에게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방송정책을 맡긴다는 게 말이 되냐"고 물었다.
이어 "과거 이 후보자가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필요하다면 이틀이 아니라 사흘도 할 수 있다. 그냥 통과의례식으로 하루만에 끝내자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당 이훈기 의원도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정말 방통위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특히 정책적 검증을 해야 한다"며 "하루는 택도 없이 부족하고 이틀, 사흘 충분한 시간을 갖고 검증해야 한다"고 봤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이틀짜리 청문회는) 관행에 맞지 않다는 국민의힘 지적도 일리는 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 권위와 청문 결과를 존중하지 않고 임명을 강행한 사례가 많다"며 "지금의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아주 정밀히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위원회 권위가 바로 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청문회를 이틀 진행하는 데 찬성한다"고 했다.
여야는 자료제출 요구의 건과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을 놓고도 공방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 불필요한 증인·참고인을 과도하게 신청한 탓에 청문회가 길어진 데다, 일부 인사의 경우 출석 요구 자체가 보복성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 송곳 검증을 위해 해당 인사 전원 출석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최형두 의원은 "원세훈 이런 사람들이 이 후보자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이렇게 증인으로 불러 이들이 이날 시간이 안돼 못 온다고 하면, 미운 사람들을 싸그리 모아 국회 인사청문회 불출석 죄로 고발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또 유명 연예인 수십명이 참고인 명단에 대거 오른 데 대해 "이분들이 다 나오긴 하냐"며 "이런 분들을 불렀다는 것을 선전하기 위해 명단을 올린 것 같은데 이분들이 피해를 실제 입었는지와 별개로 당시 후보자가 말한 판단 가치가 지금의 방통위원장 후보자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판단은 상임위가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간사 김현 의원은 "고발하기 위해 증인 목록으로 넣었다는 가정의 가정을 거듭한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 후보자가 영화예술계 인사들을 좌파 우파로 갈라치기 했기 때문에 그분(참고인)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피해를 받을 수 있는 탓에 저희가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고 반박했다.
여야는 증인·참고인 명단과 숫자를 협의하기 위해 회의를 잠시 정회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여당 의원 전원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이 증인 출석요구건 등을 단독 처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an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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