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불편한 친구'였던 MBC의 28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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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겸은 쫓겨났다 우리 회사 되살리자!" 2017년 11월13일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열린 MBC 파업 71일차 집회 현장에서 MBC 언론노동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껴안았다.
이날은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된 날이었다.
170일 파업은 '공정방송=근로조건'이라는 중요한 판례를 남겼으나, 대부분의 MBC 구성원들에겐 수년간의 차별과 배제, 혐오의 일상화로 적지 않은 정신적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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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 사설] 미디어오늘 1460호 사설
[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김장겸은 쫓겨났다 우리 회사 되살리자!” 2017년 11월13일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열린 MBC 파업 71일차 집회 현장에서 MBC 언론노동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껴안았다. 이날은 김장겸 MBC 사장이 해임된 날이었다. 2010년 3월2일, 국가정보원의 'MBC 정상화 방안'이 작성된 날 MBC 사장에 취임한 김재철씨는 이명박 정부 MBC 장악의 상징적 존재였다. 김장겸 사장 해임으로 김재철 체제가 끝나기까지 2814일이 걸렸다.
2012년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의 상처는 컸다. 김재철 경영진은 조합원 6명을 해고하고 38명을 중징계했다. 경력사원 93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해 '노노갈등'을 유발했고 노조 집행부를 상대로는 195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경영진은 보직을 미끼로 김태호PD에게 노조 탈퇴를 유도하기도 했다. 파업 전후 노사 간 소송 건수는 82건이었으며 이 중 노조 승소율은 82%였다. 괴롭힘 소송이 대부분이었다.
170일 파업은 '공정방송=근로조건'이라는 중요한 판례를 남겼으나, 대부분의 MBC 구성원들에겐 수년간의 차별과 배제, 혐오의 일상화로 적지 않은 정신적 상처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보도 공정성은 무너졌고 기자들은 집회 현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김재철 체제 마지막 해였던 2017년 시사IN 언론 신뢰도 조사에 MBC는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 1위였다. 이후 같은 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에 오르기까지 6년이 걸렸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김재철 체제 핵심 인물 이진숙씨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 그는 '김재철의 입'으로 불렸고, MBC기자회 역사상 최초로 제명된 인물이다. '이진숙 지명'은 MBC를 김재철 체제로 되돌리고 공영방송을 형해화시키겠다는 정부의 선언이다. 때문에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를 향한 언론계 비판은 단순히 후보자 한 명을 낙마시키는 차원이 아니다. '만나면 불편한 친구'였던 지난 2814일간의 불의한 시간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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