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가면 중간, 중간 가면 선발이 없네"…김태형 감독의 깊은 한숨, 일단 '40억 사이드암' 다시 보직 변경 [MD울산]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선발로 가면 중간이 없고, 중간으로 가면 선발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9차전 홈 맞대결에 앞서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줄 뜻을 밝혔다.
롯데는 후반기가 시작된 후 좋았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지난 주말 KT 위즈와 3연전에서는 내야진에서 실책이 쏟아지면서 다잡았던 경기를 놓치는 상황들이 반복됐다. 실수가 나온 것이 치명적이었지만, 불펜에서 위기 상황을 막아내지 못한 것도 분명 뼈아팠다. 이에 롯데가 로테이션에 변화를 주기로 결정했다. 지난 16일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인해 등판이 불발됐던 한현희가 불펜으로 이동한다.
김태형 감독은 16일 울산 두산전에 앞서 한현희의 등판 일정에 대한 질문에 "한현희는 지금 중간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현희가 선발로 가면 중간이 없고, 중간으로 가면 선발이 없다"고 싶은 한숨을 내쉬었다. 선발 자원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이길 수 있는 확실한 경기를 지키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이다. 현재 롯데는 구승민과 김상수를 제외하면 필승조 역할을 맡길 만한 선수가 없는 것을 비롯해 최근 등판이 잦아지면서 좋았을 때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이 다시 한번 한현희를 불펜으로 돌리기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에 앞서 롯데와 3+1년 총액 40억원의 계약을 맺은 한현희는 38경기에 등판해 6승 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5로 커리어로우 시즌을 보냈다. 12패는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도 26경기에서 3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31을 기록 중이다.
물론 사령탑도 한현희가 계속해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난 9일 인터뷰에서 김태형 감독은 "사실 어린 선수도 아닌데, 자꾸 보직을 정해놓지 않고 왔다 갔다하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일단 최준용과 전미르가 돌아올 때까지는 한현희가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최준용과 전미르는 이르면 이달 내 복귀를 목표로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한현희가 불펜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선발의 공백은 이인복이 메운다. 이인복은 올해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7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8.40으로 부진하면서 최근 2군에만 머물렀다. 2군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자기 공만 던진다면 5선발의 역할은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김태형 감독은 "(이)인복이를 다시 선발로 쓸 생각"이라며 "일단 자기공은 던진다"고 설명했다.
일단 이인복은 오는 2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선발이 유력한 상황. 하지만 이날 문수구장에 비가 에보돼 있는 만큼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롯데는 윤동희(중견수)-나승엽(1루수)-고승민(2루수)-빅터 레이예스(우익수)-전준우(좌익수)-이정훈(지명타자)-노진혁(3루수)-박승욱(유격수)-손성빈(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 3연패 탈출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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