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를 걷자[정동길 옆 사진관]
널어놓았던 빨래를 걷어야 할 시간이다. 서울 지역에 며칠 동안 소강상태를 보이던 장마가 16일 오후부터 다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불볕더위로 몸살을 앓던 서울은 장맛비로 열기가 다소 가라앉을 것 같다. 오후 3시 전후, 장맛비가 시작되기 전 서울 하늘은 잔뜩 찌푸려있었다. 남산타워는 한동안 구름 모자를 쓰고 있었고, 북악산 위로 검은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광화문 세종대왕상 상투 위에 앉아 있던 까치 한 쌍은 세찬 비가 내릴 것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듯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유난히 긴 올해 장마는 많은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10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에 ‘1시간 동안 146㎜’라는 기록적인 호우가 쏟아졌다. 국내에서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거센 호우였다. 또한 ‘띠 장마’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띠 장마는 한반도 상공에 존재하는 2개의 고기압 때문이라고 한다. 통상 장마는 한반도 남단의 북태평양고기압에 의해 형성된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는다. 이것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비를 뿌린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북서쪽에 고기압이 하나 더 추가됐다. 이 2개의 고기압에 장마전선이 눌려 좁고 긴 띠 모양이 된 것이다. 주범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다.
럭비공같이 종잡을 수 없는 올해 장마. 소강상태를 보이는 동안 불볕더위 때문에 몸살을 앓았지만 이제 한동안은 세탁기 위에 쌓이는 빨래 걱정을 해야 할 것 같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