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아미산 굴뚝’ ‘창덕궁 금천교’ 등 보존상태 악화…정밀 안전진단 시급

도재기 기자 2024. 7. 1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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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보·보물 207건 조사결과 보고서 발간
경복궁 근정문, 창경궁 명정전 등은 ‘주의 관찰’ 필요
국가유산청, “일부 긴급 보수 완료 등 조사결과 후속조치 적극 시행 중”
보존을 위해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경복궁 아미산 굴뚝’(보물)의 벽돌 탈락, 변색 부분(사진 위)과 아미산 굴뚝 전경(야래).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가장 아름다운 굴뚝으로 꼽히며 국내외 많은 관람객이 찾는 ‘경복궁 아미산 굴뚝’(보물), 조선 태종 대인 1411년 건설돼 궁궐 안 돌다리 중 가장 오래된 ‘창덕궁 금천교’(보물)가 보존상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미산 굴뚝은 최근 5년 사이 급속한 손상이 발생했고, 금천교는 지난 점검 때보다 악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창덕궁 금천교’(보물)의 균열, 비뚤어진 기둥 모습(사진 위)과 금천교 전경(아래). 국가유산청 제공

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인 ‘대구 동화사 봉황문’과 ‘여주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 등은 수리나 보수 같은 조치를 해야 할 것으로 드러났다.

국보인 ‘창경궁 명정전’, 보물인 ‘경복궁 근정문’ ‘창경궁 홍화문’ ‘덕수궁 중화전’ ‘강릉 경포대’ ‘구례 화엄사 대웅전’ ‘양산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등은 노후·훼손 등의 문제로 지속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 국가지정 건조물 문화유산 정기조사 결과 보고서’(전 7권)를 16일 발간했다.

지속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받은 ‘경복궁 근정전 근정문’(보물)의 부재가 갈라진 모습(사진 왼쪽)과 근정문 전경.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국가지정문화유산 정기조사는 국보나 보물 같은 지정문화유산의 예방적 보존관리를 위해 보존 현황을 3년 또는 5년마다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제도다.

이번 보고서에는 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건조물 문화유산 207건(국보 18건, 보물 189건)의 조사 결과가 수록됐다. 조사결과는 보존·관리상 양호한 A등급부터 B(경미보수), C(주의관찰), D(정밀진단), E(보수), 기타(보수 중) 등 6등급으로 나눠진다.

지난해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A등급이 57%(117건), B등급 3%(7건), C등급 32%(67건), D등급 2%(5건), E등급 3%(7건), 기타 2%(4건)로 나타났다.

보존상 위험 요인이 있어 수리나 보수가 시급하다는 판정을 받은 ‘대구 동화사 봉황문’(보물) 전경. 국가유산청 제공
보수나 수리가 시급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여주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보물). 국가유산청 제공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한 D등급을 받은 ‘경복궁 아미산 굴뚝’은 벽돌이 탈락하거나 표면이 변색되고, 지붕 부분에는 일부 균열과 기와가 벌어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직전 조사한 2018년에는 A등급을 받아 그 사이 손상이 급속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각 재료의 손상 정도와 물성 등을 보다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정밀조사, 지붕 부분의 균열·이격을 따라 빗물이 내부로 침투할 수 있어 임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미산 굴뚝은 왕비의 생활공간인 교태전의 4개 굴뚝으로, 십장생·사군자를 비롯해 장수와 부귀를 상징하는 각종 무늬와 구성이 아름다워 빼어난 궁궐 장식조형물로 손꼽힌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조사결과에 따라 탈락과 균열, 이격 부위 등에 대한 긴급 보수를 완료했다”며 “내년에는 세척, 경화처리 등의 추가 보수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간단한 보수가 필요하다는 B등급을 받은 ‘창덕궁 낙선재’(보물). 국가유산청 제공

역시 D등급을 받은 ‘창덕궁 금천교’는 난간의 일부 돌기둥에서 균열 등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정확한 상태 파악을 위한 정밀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며 “보존을 위해 좌우 난간 인접 구역으로의 통행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직전 조사인 2018년에는 C등급을 받은 금천교도 보존상태가 악화된 것이다. 금천교는 창덕궁 정문을 지나 궐내로 들어가기 위해 지나야 하는 돌다리로, 다른 궁궐의 금천교들과 달리 1411년 처음 설치될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궁궐 내 가장 오래된 돌 다리다.

국가유산청은 “조사결과에 따라 긴급 보수가 필요한 부분은 조치를 했고, 현재 관람객 안전과 금천교 보호를 위해 금천교 일부 구간의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며 “향후 관람객 통행 분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선제적인 예방관리를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존상태가 나빠 보수·수리 등이 시급한 E등급의 문화유산은 ‘대구 동화사 봉황문’ ‘여주 고달사지 원종대사탑비’ 외에도 보물로 지정된 ‘고성 육송정 홍교’ ‘영양 현리 삼층석탑’ ‘영양 화천리 삼층석탑’ ‘완주 위봉사 보광명전’ 등이다.

이들 문화유산은 균열이 가거나 부재의 탈락, 들뜸, 변색 등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이들 문화유산은 내년도 국고보조사업에 우선 반영해 후속조치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합천 해인사 홍제암’(보물)도 E등급을 받았으나 정밀 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해체·보수가 추진 중이다.

지속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 ‘창경궁 명정전’(국보)의 천장 부재의 틀어진 모습과 월대 기단의 균열 상황(사진 위), 명정전 전경(아래). 국가유산청 제공
지속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하다고 조사된 ‘강릉 경포대’(보물). 국가유산청 제공

지속적인 주의 관찰이 필요한 C등급을 받은 ‘창경궁 명정전’(국보)은 월대 기단석의 균열과 변색, 탈락 등이 확인됐다. ‘경복궁 근정문’과 ‘경복궁 사정전’ ‘창경궁 홍화문’ ‘덕수궁 중화전’ ‘강릉 경포대’ ‘구례 화엄사 대웅전’ ‘양산 통도사 대웅전’ 등 보물로 지정된 목조 건축물은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기둥에서 갈라짐, 부재들의 틀어짐 등이 나타났다.

석조 건축물인 ‘남원 실상사 백장암 삼층석탑’(국보)을 비롯해 보물인 ‘창경궁 옥천교’ ‘남양주 수종사 사리탑’ ‘공주 마곡사 오층석탑’ 등도 C등급이다.

보존상태가 좋은 A등급을 받은 ‘충주 고구려비’(국보). 국가유산청 제공

이밖에 ‘경복궁 자경전’(보물) ‘창덕궁 낙선재’(보물) 등은 대체적으로 보존 상태가 좋지만, 내부 천장 등 일부의 간단한 수리가 필요한 B등급을 받았다.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충주 고구려비’ ‘경주 불국사 삼층석탑’ 등의 국보 문화유산과 보물인 ‘경복궁 수정전’ ‘창덕궁 희정당’ ‘창덕궁 대조전’ ‘창덕궁 연경당’ ‘남한산성 숭렬전’ ‘여주 신륵사 조사당’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 등은 보존 상태가 좋은 A등급으로 조사됐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발간한 ‘2023 국가지정 건조물 문화유산 점검 결과 보고서’(전 7권).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이번 조사 결과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 각 관리 단체와도 공유해 현재 후속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며 “국가지정 건조물 문화유산 정기조사 대상 총 841건(국보 99건, 보물 742건) 가운데 올해는 211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발간된 보고서는 서울 지역을 담은 1권부터 대구·경남·울산 지역 문화유산 조사결과를 담은 7권까지 전7권으로 국가유산청 누리집(www.khs.go.kr),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가유산 지식이음 누리집(https://portal.nrich.go.kr/)에 공개됐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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