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 체력훈련 받던 운동장에 조각이···창원조각비엔날레 9월 막 올려
9월27일부터 45일간 열려
16개국 60팀(70명) 국내외 작가 참여
국내 유일의 조각 비엔날레인 창원조각비엔날레가 오는 9월 27일부터 11월10일까지 45일 동안 막을 올린다.
창원문화재단은 16일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가 ‘큰 사과가 소리없이’를 제목으로 16개국 60팀(70명)의 국내외 작가가 참여해 개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비엔날레 제목인 ‘큰 사과가 소리없이’는 김혜순 시인의 시 ‘잘 익은 사과’의 한 구절에서 따왔다. 제7회 창원조각비엔날레 현시원 예술감독은 “사과껍질이 깎이며 스스로 나선형의 길을 만들어낸다는 시인의 상상력처럼 이번 비엔날레에서 도시와 조각, 관객들이 길을 내어 순간순간 만나기를 기대한다. 동시대 조각을 창원 도심 전역에 수평적으로 배치해 조각을 둘러싼 움직임을 조명하려 한다”고 밝혔다.
비엔날레는 동시대 조각의 수평성, 여성과 노동, 도시의 역사와 변화, 공동체의 움직임 등을 주제로 다룬다.
올해는 항구도시이자 산업도시인 창원이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지 50년이 되는 해로, 산업과 함께 변화해온 도시의 역사와 시간성을 다룬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장소에는 창원공단기지 안에 위치한 49m 해발고도의 조개무덤인 성산패총(사적 제240호), 여성 노동자들이 스피드훈련을 받기도 했던 창원복합문화센터 동남운동장 등 창원공단의 역사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곳도 포함됐다. 이밖에 성산아트홀, 창원시립마산문신미술관 등 총 네 곳에서 전시가 열린다.
창원 지역 연구를 기반으로 한 작가들의 신작도 볼 수 있다. 김익현은 창원의 역사와 산업사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사진과 텍스트를 선보이며, 노송희는 계획도시 창원이 옛 지형과 지도를 토대로 아카이빙 형태의 영상 작업을 진행한다. 일본 작가 콜렉티브 트랜스필드 스튜디오는 성산패총에 대한 서사를 기반으로 오디오가이드와 관객 참여형 투어를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한다.
창원은 조각가의 도시다.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인 김종영, 추상조각의 거장 문신, 박종배, 박석원, 김영원 등 세계적 조각가를 배출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선 김종영, 문신, 박석원의 작품이 선보인다. 백남준, ‘한국 최초의 여성 조각가’ 김정숙,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조각가 돌로로사 시나가, 최고은, 남화연, 신민 등 60팀(70명)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창원특례시와 창원문화재단에서 주최·주관하는 창원조각비엔날레는 2010년 문신국제조작심포지엄에서 시작돼 2012년부터 조각비엔날레 형식으로 개최돼 왔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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