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 해소·피습 후 지지층 결집…‘트럼프 대세론’ 힘받나

박병탁 기자 2024. 7. 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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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명 판사, 절차적 정당성 제기하며 소송 기각
피습 이후 전당대회, 지지층 결집에 “신의 기적” 표현도
‘고령리스크’ 바이든, 말 실수 이어지며 반사이익 누려
가상화폐, 증시 등 시장 반응…“예측 어렵다” 반론도
귀에 거즈를 붙이고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석하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3개월 앞(11월5일)으로 다가온 미 대선 레이스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세론 속에 보수층을 중심으로 고무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일부 해소된 데다 총격 피습 이후 지지층이 결집했고, 상대 후보인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가 이어지는 등 유리한 국면이 마련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남부법원의 에일린 캐넌 연방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기 중 취득한 국방 기밀문서를 자택에서 불법 보관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한 소송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은 채, 수사 주체인 잭 스미스 특별검사의 임명 절차를 문제삼았다. 스미스 특검을 현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상원이 인준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캐넌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임명한 인물이다. 

민주당과 언론은 반발했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에서 임명된 특검들도 스미스 특검과 같은 방식으로 임명됐고, 모두 임명 절차의 적법성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즉각 항소하기로 했지만, 트럼프 측은 다음 재판까지 시간을 벌게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플로리다(법원의 판결)는 첫 단계일 뿐이며 모든 마녀사냥을 신속히 기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다른 기소건은 이미 평결이 끝났거나 언제 재판이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일단 2020년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고 한 혐의로 기소된 2건은 언제 재판이 열릴지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직 성인영화 배우와의 성관계 사실을 입막음하기 위해 13만달러를 지급한 이후 트럼프 재단 장부를 조작해 법률 자문비로 처리한 혐의는 지난 5월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재판부의 형량 선고는 오는 9월 이뤄진다. 사실상 사법리스크 상당 부분이 해소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도중 총격을 받은 사건은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지난 1981년 공화당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대한 총격 사건 이후 43년만에 대통령(후보) 암살시도가 이뤄지면서, 보수 지지층들이 한목소리로 결집하는 유인이 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이후 귀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쥐어 지지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내면서 강력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연출한 것도 한몫했다.  

피습 이후 치러진 전당대회에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당대회 행사장에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일각에서는 콘서트 무대를 방불케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스콧 상원의원은 “토요일에 악이 소총을 들고 펜실베이니아에 왔지만, 미국의 사자는 자기 발로 다시 일어서 포효했다”며 “신의 기적”이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진운도 나쁘지 않다. 상대 진영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초반부터 ‘고령리스크’에 몸살을 앓다 1차 TV 토론 이후에는 ‘인지력 논란’까지 불이 번진 상태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과녁 중앙(bullseye)에 놓아야 할 때”라고 한 발언이 피습사건과 맞물리며 말실수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선거결과는 예측할 수 없지만, 조금이라도 우세한 쪽을 먼저 감지하는 것은 시장이다. 최근 비트코인 시세가 급등한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화폐 대통령이 되겠다”며 친시장 발언을 해온 바 있다. 

뉴욕 증시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주주로 있는 트럼프 미디어가 급등했고, 규제완화가 예상되는 에너지 업종과 건강보험 업종들도 상승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체적인 파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어 향후 대선 레이스의 향배가 주목된다.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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