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너무 올라 불안? 중위험·중수익 목표전환형 펀드 봇물

김사무엘 기자 2024. 7.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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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별 목표전환형 펀드 출시 현황/그래픽=윤선정

사전에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주식형에서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목표전환형 펀드 출시가 올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 단기 고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적당한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해 1~7월 출시된 목표전환형 펀드는 125개, 설정액은 8320억원으로 2023년(66개 출시, 설정액 1408억원)과 2022년(21개 출시, 설정액 546억원)에 비해 급격히 늘어났다.

운용사별로는 올해 브이아이자산운용의 목표전환형 출시가 36개, 설정액 430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올해 1월 '브이아이일본반도체밸류체인환조건부목표전환형' 출시를 시작으로 '브이아이국채분할매수&공모주목표전환형' 2호와 3호를 연달아 선보였다. 공모주 2호와 3호에는 각각 1454억원, 1723억원의 자금이 모였다. 지난달 28일 출시한 '브이아이국채분할매수&고배당목표전환형'은 약 1000억원의 자금을 모집했다.

목표전환형은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해 단기에 수익률을 높인 뒤 사전에 목표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보유 자산을 전부 안전자산으로 전환하는 상품이다. 브이아이자산운용의 일본반도체 목표전환형의 경우 일본 반도체 밸류체인(가치사슬) 관련 소재·부품·장비 업체에 주로 투자한다. 목표수익률 10%를 달성하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관련 자산을 전부 매각하고 채권 관련 상품에 투자한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현재 약 9%로 출시 6개월만에 목표수익률을 거의 달성했다.

통상 목표전환형은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한 자산으로 주식을 활용하지만 브이아이자산운용은 채권분할매수 전략을 활용한 공모주 목표전환형과 고배당 목표전환형을 선보였다. 채권분할매수 전략은 펀드 설정 초기에 중단기물(3년물)을 100% 편입해 이자를 받다가 시장 상황에 따라 점진적으로 중장기물(5~10년물) 비중을 증가시키는 운용 전략이다. 목표수익률은 7%로 목표 달성 이후에는 단기채와 유동성 자산으로 전환한다.

가치투자를 추구하는 운용사에서도 최근 목표전환형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달 '베어링주주가치성장목표전환' 펀드를 판매하며 343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목표수익률은 8%다. 신영자산운용 역시 가치투자 전략을 활용한 '기업가치레벨업목표전환형'을 출시하고 현재 자금을 모집 중이다.

대형 운용사의 목표전환형 출시도 줄을 잇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한국투자글로벌M7스텝업분할매수목표전환' 펀드로 약 1200억원 어치를 모집했다. KB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채권 목표전환형으로 각각 759억원, 153억원을 설정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고점 부담으로 인해 목표수익률을 명확히 제시하는 목표전환형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본다. 고수익 보다는 7~10% 수준의 적정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이후에는 안전자산으로 전환에 수익을 확정하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선택지 중 하나로 활용될 수 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 입장에서도 명확한 특징이 부각되는 목표전환형을 선호하는 추세다. 일반 주식형 공모펀드의 경우 ETF(상장지수펀드) 인기에 밀려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지만 목표전환형은 중수익 상품이라는 차별화로 인해 판매가 보다 용이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출시된 목표전환형 상당수는 판매사의 요청에 의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며 "가입자 대부분이 목표수익률 달성 이후 환매하기 때문에 펀드 회전률이 높아 판매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목표전환형은 원금보장 상품이 아닌 만큼 목표수익을 달성하지 못하고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올해 출시된 목표전환형 중 일부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목표전환형은 최초 가입 기간에만 가입할 수 있는 단위형 상품으로 추가 투자금 납입이 불가능하다. 대신 펀드 가입 이후 중도 환매는 자유롭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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