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집값 불안' 경고음 요란한데 정책당국 귀에만 안 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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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경기·인천 소비심리지수도 9개월 만에 상승 국면으로 바뀌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지만, 하반기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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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작년 12월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전국 집값이 7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04% 올랐다. 서울이 0.38% 뛰어 31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고 인천도 상승 폭이 커졌다. 경기 또한 과천, 성남 등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집값 상승이 서울→인천→경기로 빠르게 확산하는 모양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서울이 집값 상승의 진앙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6주, 전세가격은 60주 연속 올랐다.
국토연구원 발표를 보면 6월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33.0이다. '미친 집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이 정점에 달했던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다. 경기·인천 소비심리지수도 9개월 만에 상승 국면으로 바뀌었다. 서울이 뛰자 수도권 전체가 덩달아 들썩이는 형국이다. "더 늦기 전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가 가계대출로 이어지고 다시 집값을 밀어 올리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다. 7월 시행 예정이었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마저 두 달 뒤로 밀리면서 '막차 수요'는 더욱 불타오르고 있다.
집값을 자극할 재료는 이외에도 널려 있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했지만, 하반기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기대감을 반영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는 연중 최저치를 보였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가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정치권에서도 종합부동산세 완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합리한 세제는 당연히 개편해야겠지만, 시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불안을 부추길 소지도 다분하다.
반면 주택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 전국 아파트 착공 실적이 지난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1분기 착공 규모로는 두 번째로 작은 것이다. 공사비 급등 여파로 사전청약을 받아뒀던 민간분양의 사업 취소가 잇따르고 공공분양도 사전청약 때 공지한 본청약 시기가 길게는 2년 가까이 늦어지고 있다. 특히 공공분양 지역은 대부분 3기 신도시여서, 대규모 공급 차질도 우려된다.
시장 상황이 이런데도 정책 당국자들의 인식과 대응은 안이하기 그지없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3기 신도시의 만만치 않은 물량이 수도권 좋은 지역에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집값이 추세적으로 상승 전환하는 것은 아니고 지역적, 일시적으로 일어나는 잔등락일 뿐"이라며 "과거 어느 정부와 같은 상황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 빚이 늘어나는 속도가 심상치 않음에도 대출 규제를 완화하기도 했다. 만시지탄이 되지 않도록 현장의 잇따른 경고음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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