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힐스 “비건 특수 메이크업 브랜드 noon:Ker로 시장 변화 이끈다”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

강형석 2024. 7.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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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은 ‘Hi! 동국, Hello 중구’라는 문구를 내걸고 청년들에게 ‘창업 기회’를, 지역 주민과 기업들에게 ‘상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창업 공간과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유망 스타트업도 발굴한다. IT동아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이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메이크업(화장)은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고 결점을 숨긴다. 나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한 메이크업도 있지만, 특정 목적을 가진 경우도 있다. 콘셉트를 가지고 진행되는 파티에 참가하거나 영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흉내내는 코스튬 플레이 등이 그 예다. 일반 메이크업과 달리 더 강한 색으로 포인트를 줘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최근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이 같은 특수 메이크업 관련 시장도 수면 위로 올라오는 중이다.

레드힐스는 더 특별한 특수 메이크업 제품을 제안하는 스타트업이다. 흔히 강한 색을 쓰거나 특수 목적의 메이크업 제품은 피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랜 시간 색상과 형태를 유지해야 되는 목적 때문이다. 하지만 레드힐스는 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비건을 내세웠다. 동물성 성분이 아닌 자연 유래 성분을 최대한 접목, 비건 인증을 통해 피부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개성을 살리고자 한 것이다.

조서율 레드힐스 대표. / 출처=레드힐스

화장품 업계 경험으로 결심하게 된 창업

조서율 레드힐스 대표는 화장품 업계에 약 8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브랜드 기획부터 출시 등 브랜드 관리자(Brand Manager) 업무를 맡아왔다. 그 과정에서 선보인 제품만 약 320여 개에 달할 정도. 창업은 같이 근무하며 마음이 맞았던 선ㆍ후배 동료와 함께 준비했다. 여러 메이크업 제품을 선보이며 “나도 제대로 된 제품을 내놓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한다.

중요한 부분은 현업에 종사하며 겪은 경험이다. 300개 이상 제품을 선보이며 경험했던 것들이 떠올랐고, 안이하게 뛰어들면 쉽지 않다고 생각됐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시장조사. 최근 메이크업 시장의 흐름과 빈틈을 찾는 데 주력했다.

“시장을 조사해 보니까 기초보다 색조 분야가 주목받고 그중에서도 특이한 화장 분야로 접근하는 게 좋겠다 생각했어요. 국내는 너무 레드오션 상태라 일본 수출도 고려한 상태였습니다. 하나씩 찾으니 일본 내에서 잘 알려진 갸루, 코스튬 플레이 등을 위한 메이크업이 꾸준히 성장 중이라는 것을 파악했어요. 국내 및 다른 국가에서도 코스튬 플레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점도 사업 방향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최근 코스튬 플레이 시장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 한다. 비용을 받고 활동하는 전문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아마추어 역시 고가의 의류와 관련 액세서리 구매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는 게 조서율 대표의 설명이다.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등 영상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메이크업 방법이 공유되고 있는 점에도 주목했다. 파티, 페스티벌 등 특별한 날을 위한 메이크업 시장에도 대응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일반 메이크업 시장과 비교하면 특수 메이크업 시장은 여전히 작다. 이에 대해 조서율 대표는 해당 시장이 성장 중이지만, 전문화된 것은 아니기에 직접 설문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말했다.

“특수 메이크업 시장은 아직 자체 네트워크가 있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는 형태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희 같은 신생 브랜드가 파고들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죠. 그래서 대중 사이로 파고들자고 생각했고 떠올린 게 코스튬 플레이 시장이에요. 서울, 부산 등에서 코믹월드라는 행사가 열리는데, 직접 가서 설문조사를 했어요. 그리고 메이크업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이 과정에서 많이 쓰는 색상과 메이크업의 형태를 파악했다. 주로 검은색, 갈색, 흰색, 핑크색 등 흔히 쓰지 않는 색상을 써 포인트를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가발, 기타 분장 도구를 쓰는 상황에서 화장을 수정하는 과정도 오래 걸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 현장에서 많이 쓰는 색상과 수정 화장이 쉬운 방향으로 제품 개발을 진행하게 됐다.

젊은이들이 메이크업하는 모습을 보며 떠올린 ‘비건’

조서율 대표는 현장에서 메이크업하는 코스튬 플레이어 대부분이 10~20대 젊은 사람이라는 점을 보면서 피부 자극이 우려됐다고 말했다. 특수 메이크업 제품은 오랜 시간 피부를 덮고 있어야 하기에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여드름이나 자극에 의한 반응이 대표적이다. 자연 유래 성분이 떠오른 이유다.

“코스튬 플레이를 하는 현장을 보니까 젊은 친구들이 메이크업을 하고 오랜 시간 활동하더라고요. 피부 손상이 우려됐어요. 그래서 우리는 피부에 친화적인 성분을 쓰는 브랜드로 가자고 마음먹었어요. 비건 인증은 원재료나 완제품 기준으로도 동물을 이용하면 안 됩니다. 동물 유래 원재료, 동물 실험도 포함되고 제품 생산 모든 공정에 교차오염이 없어야 되고요. 쉬운 건 아니지만, 확실한 차별점이 되리라 생각했어요.”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개발한 레드힐스의 특수 메이크업 제품들. / 출처=레드힐스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제품 개발에 집중한 결과, 총 5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라이너와 마스카라를 합친 일체형 제품과 베이스 2종, 아이라인을 쉽게 그릴 수 있게 도와주는 몰드, 눈 주변에 붙이는 타투 스티커 등이 포함된다. 특수 메이크업은 색상을 다양하게 쓴다는 점을 고려해 베이스는 완전 흰색과 갈색을 우선 선보인다. 두 색상 중 하나만 쓰거나 두 색상을 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출시는 특정 폐쇄몰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방법을 고려했으나 대중화를 위해 크라우드 펀딩(다수에게 투자를 받는 개념) 사이트에 제품을 선보이는 형태로 방향을 바꿨다. 또한 8~9월 사이에 자사 온라인몰을 열어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다.

대중에게도 특수 메이크업이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들 것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레드힐스의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많은 시행착오와 함께 제품 생산을 시작하는 데 난항을 겪기도 했다. 조서율 대표는 “신생 브랜드는 모든 것이 어렵습니다. 특히 스타트업 구조상 생산량이 적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조율하는 과정이 힘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한 업무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기업 운영과 브랜드 마케팅을 모두 진행하기에 이전보다 더 바쁜 일상을 보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레드힐스가 묵묵히 길을 걸을 수 있었던 것은 성격은 모두 달라도 서로를 잘 아는 동료들 때문이다. 서로 자기주장이 강하지만, 서로 의견을 들은 후 타협과 양보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고 있어 제품 콘셉트 및 향후 목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 브랜드 이름을 ‘눈커(noon:Ker)’로 지은 것도 그들의 결과물 중 하나다.

“가끔 카페에서 회의를 하면 주변 사람들이 우리를 볼 정도로 의견을 강하게 제시해요. 하지만 타협선을 먼저 찾으려고 합니다. 서로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요. 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잘 이해하고 있어서 오히려 든든합니다. 브랜드명을 확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여러 이름이 있는데 조합을 하니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말로 하되 직관적인 형태로 가자고 정했어요. 그래서 코스튬 플레이어들을 보면 만화처럼 눈을 크게 보이도록 화장을 하는데 그 부분을 보고 눈커로 하자고 결정했죠. 눈을 커 보이게 하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눈커 사이에 :표시를 넣은 것은 눈을 도식화한 겁니다. 독특함을 주고자 했어요.”

조서율 레드힐스 대표. / 출처=레드힐스

조서율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들이 레드힐스를 이끌어갈 수 있었던 데에는 동국대학교 캠퍼스타운의 도움도 있었다. 창업 지원금은 물론이고 사무공간 제공을 통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 외에도 네이버 스토어에 제품을 등록하고 홍보, 마케팅하는 방법부터 지원 프로그램 안내 등 기업이 성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입주 시기는 오래되지 않았으나 최대한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해 레드힐스를 알리고 꾸준히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레드힐스는 국내 비건 특수 메이크업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목표는 시장 내에서 최고 브랜드가 되는 것과 특수 메이크업의 대중화다.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가까운 일본을 시작으로 점차 수출 영역을 확대한다. 조서율 대표는 “특수 메이크업 브랜드는 대부분 수입 제품이고 국내 브랜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아요. 피부 친화적인 제품을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우리는 투명하게 공개해 비건 브랜드로 나아갈 예정입니다. 이것을 무기로 일반 대중에게 특수 메이크업이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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