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이 딸 성추행”…새마을금고서 ‘폭파 소동’ 벌인 아버지

검찰, 징역 2년 구형…“참작할 사정 있으나 위험성 낮지 않아”
피고 남성 “딸 사건 공론화하고 싶었을 뿐…잘못된 생각”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픽사베이

새마을금고 안에서 부탄가스 폭파 소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서울북부지방법원 형사6단독(송혜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남성 A(56)씨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번 구형과 관련해 "범행 동기를 참작할 이유가 있어 보인다"면서도 "위험성 또한 낮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 2월17일 오후 6시쯤 서울동대문구의 한 새마을금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안에 부탄가스 30여 개를 놓고 경찰에 전화해 "큰 사고를 치겠다", "가스를 가져다놓고 다 터뜨리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 체포됐다.

A씨의 범행 동기는 딸의 '강제추행 피해'였다. 새마을금고 계약직 직원이던 20대 딸이 이사장 C씨에게 성추행 당했다는 소식에 화가나 이를 공론화하려 범행했다는 것이다. 다행히 A씨의 범행 당시 ATM 이용객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A씨는 공판에서 혐의를 전부 인정했다. 그는 경찰 및 소방당국에 범행을 자진 신고한 사실을 강조하며 "소위 말하는 보여주기식 모션만 취하고 (딸의 성추행 사건을) 사건화하고 싶었을 뿐인데, 잘못된 생각으로 일을 너무 크게 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혐의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나의 그릇된 생각으로 일이 이렇게 커진 것에 대해서 반성한다"면서 "딸을 성추행한 사람의 지위가 높아 이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이사장 C씨의 경우 지난 3월 강제추행 혐의로 검찰로 송치돼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지난 2월15일 동대문구의 한 술집에서 개인면담 명목의 만남을 갖던 중 피해자가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한 혐의다. 다만 C씨는 신체접촉 자체는 인정하되 불순한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A씨의 딸 B씨는 사건이 발생한지 약 3개월만에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