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선점+외연 확장 김동연…"민주당의 플랜B 신호탄"
尹정부 기조 비판, 경기도 성과 부각
"정책으로 미래 준비하는 지도자 전략"
DJ·친노·친문 행보…민주당 적통 서사
비명계 인사라인+전국으로 보폭 확장
"대권 본격화 신호탄, 이재명 대항마"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국적 정책 화두를 던지고 DJ·친노·친문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이어가며 '대권 잠룡'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전당대회를 통해 연임에 도전 중인 이재명 전 대표 중심의 더불어민주당 내 일극체제 속에서 유력한 대항마로 부각되는 양상이다.
중앙정치 접촉면 확장…"미래 준비하는 지도자 전략"
16일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경기도와 의원단체(기후위기탈탄소경제포럼)가 국회에서 개최한 '글로벌 RE100 압박과 한국의 대응' 토론회에 참석했다. RE100은 기업의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채우는 캠페인이다.
토론회의 핵심 취지는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정책 현주소와 경기RE100 추진 성과 등을 진단하며 윤석열 정부 에너지정책 기조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것이다.
김 지사는 "'RE100을 모른다'던 대통령, 'RE100을 모르면 어떻냐'던 여당 비대위원장(한동훈)을 봐오던 심정은 절망적이었다"며 "22대 국회가 기후대응으로 뭉쳐 정부의 기후대응 퇴행을 견제하고, 'RE100 3법' 제·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이른바 '기후정책 시리즈' 성과와 비전을 제시했다.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하면 지역화폐로 보상하는 '기후행동 기회소득' 도입(5일 만에 5만 명 신청)을 비롯해 전국 최초 기후위성(기상 영향 관측·재해 모니터링) 전략 수립과 기후보험·펀드 운용 추진 등이다.
자신의 역점사업을 내세우는 동시에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워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과 채상병 특검, 이태원 참사 책임론 등에 관해 잇따라 윤 대통령을 겨냥해온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특히 이번 토론회는 국회 의장과 부의장, 기후위기에 팔을 걷어붙인 상임위원회별 야당(5개 정당) 의원 10여 명을 포함한 400여 명이 참석한 대규모 행사로 주목받았다. 도가 여의도에서 주최한 행사라는 점에서 접촉면을 넓히며 '세몰이'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중앙정치권의 전당대회 계파 갈등과 탄핵, 특검을 둘러싼 공방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민적 피로감이 높은 시기다"라며 "이런 때에 김 지사는 '나는 미래를 준비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DJ·친노·친문 행보…민주당 '적통' 이미지↑
차기 대권주자로서 김 지사의 '장외 레이스'는 최근 들어 더욱 도드라지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그는 전남 신안에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언급하며 "역사와 국민을 믿고 민주주의 민생 평화의 길을 여는 데 앞장서겠습니다"라는 글귀를 방명록에 남겼다. 민주당 터전인 호남 방문은 김 지사 취임 이후 9차례로, 올해만 벌써 3번째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공개 행보도 주목된다. 지난 5월 김 지사는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했고, 이날 국회토론 좌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법무장관을 지낸 강금실 경기도기후대사가 맡았다. 앞서 3월에는 양산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더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셨다"는 말을 남겨 '역할'에 대한 여러 해석을 낳기도 했다.
DJ에서 친노와 친문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서사를 만들어 민주당의 정통 계보를 잇는 이미지를 굳히려는 시도라는 게 정치권 일각의 해석이다.
이 같은 의중은 경기도 인사에도 투영되고 있다. 김남수 정무수석과 안정곤 비서실장을 비롯한 일부 산하기관 대표와 간부 등 김 지사의 주요 참모들은 문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민선 8기 도의 두 번째 대변인에도 강민석 전 문재인 정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이 취임했고, 반이재명계이자 친문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은 경기도 도정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재명의 경기도와 대비되는 인사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오는 18일 고향인 충북 음성에서 열리는 '중부내륙철도 지선의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공동건의' 행사에 참석하는 등 경기와 호남을 기반으로 충청, 영남 등 보폭을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
이런 그의 행보들을 종합하면 사실상 본격적인 대권 행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친문, 친노 인사들을 대거 수혈해 당내 기반을 두텁게 하고 민주당 정체성과 연관 된 기후 이슈를 선점하고 있다"며 "(민주당의) 플랜B에 대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현실화하면 조국, 김경수, 김두관 등과 함께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5월에는 '동고동락' 팬클럽 카페와 오픈채팅방이 개설되면서 김 지사에 대한 지지세력 조직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또 대선을 준비할 외곽조직이 꾸려진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전 대표에 대한 강성 지지자들의 반감은 부담 요소로 남아 있다. 친명계 양문석 의원은 도가 국민의힘 의원뿐만 아니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측의 자료 제공 요청까지 거절한 것을 두고 "분노를 억누르기 힘들다. 김 지사의 정치적 이득보다 정의로운 기준을 기대한다"고 반발했고, 이 전 대표 지지자들도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서 동조 여론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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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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