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 잠잠하던 1호 기술수출…고정 매출 효자로 돌아올까
中 시밀러 시장 연평균 27% 성장 전망…첫 자체품목 '테르가제'와 안정적 매출 기대
알테오젠이 7년 전 체결한 1호 기술수출 계약이 꾸준한 고정 매출로 돌아올 채비를 마쳤다. 총액 약 50억원에 불과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중국 기술수출로 그동안 존재감이 미미했지만, 파트너사가 상업화에 성공하며 별도 로열티 수령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회사 첫 자체 품목인 '테르가제' 이상의 매출 기여도로 회사 재무 구조에 안정감을 더해줄 것으로 보인다.
16일 알테오젠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중국 치루제약이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ALT-L2' 품목 허가를 획득함에 따라 향후 10년간 판매 금액의 일정 비율(비공개)을 수령할 수 있게 됐다. ALT-L2는 지난 2017년 알테오젠이 치루제약에 기술이전한 품목이다.
알테오젠을 현재의 기술수출 강자에 앉힌 것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하는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 'ALT-B4'다.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해마다 기술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누적 7조원 이상의 계약을 안겼다.
반면, ALT-L2는 전체 계약 규모가 350만달러(약 48억원)로 '첫 글로벌 기술수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허가로 상업화 로열티 수령이 가능해 짐에 따라 안정적인 매출을 안길 수 있게 됐다. 계약 총액과 별개로 판매액의 일정 비율을 10년간 수령하기 때문이다.
ALT-L2는 중국 내 다섯번째 허셉틴 시밀러로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후발 주자지만 2020년 출시된 헨리우스 바이오텍의 'ZERCEPAC'을 제외한 3개 품목이 모두 지난해 출시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현지 제약사 중 두 번째로 높은 항암제 점유율을 보유 중인 치루제약 역량을 감안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격차라는 평가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허셉틴 시장 규모는 6억2660만달러(약 8682억원)다. 오리지널인 허셉틴이 약 4억2000만달러(약 5820억원), ZERCEPAC이 2억달러(약 2770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나머지 3사(HISUN BIOPHARMA, C.T TIANQING NJSX, AH.ANKE BIO.TECH) 시밀러의 매출 합계는 280만달러(약 39억원)에 불과하다.
아직 오리지널 주도 시장이지만 무게추는 바이오시밀러로 기운 상태다. 지난해 허셉틴 중국 매출은 헨리우스 유일 품목과 경쟁했던 2022년에 비해 20%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헨리우스 품목이 50%가량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품목 수 증가에 따른 오리지널 매출 추가 감소가 전망된다.
중국은 2019년 첫 바이오시밀러 허가 품목이 탄생했을 만큼 초기 시장이다. 이에 따라 연평균 27%의 가파른 시장 성장률이 전망된다. 산술적으로 ALT-L2 매출이 본격화되는 내년 현지 허셉틴 시장 규모는 약 1조1000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ALT-L2가 상위 5개 사에 해당하는 치루제약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의 20%를 점유하게 되면, 연간 22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양사 간 계약의 로열티 비율은 비공개지만 업계가 판단하는 보수적 수준의 비율은 5%다. 이를 적용할 경우 내년에만 10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게 된다.
ALB-L2 상업화 성과는 최근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테르가제와 함께 고정적인 매출로 연결될 전망이다. 테르가제는 국내 최초 인간 유래 재조합 기술을 적용해 높은 순도와 낮은 부작용으로 '게임체인저'를 자신 중이다. 다만, 주 타깃인 종합병원의 신약 심의 위원회(DC) 일정(연 2~4회)을 고려해 안착에 시간이 필요하다.
실제로 회사는 2030년 테르가제 매출을 1000억원 수준으로 자신하면서도, 출시 1년 차엔 4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때문에 ALT-L2의 판매 로열티는 초기 미미한 테르가제 매출을 뒷받침하는 한편, 기술료 의존도가 높은 회사 매출 구조에 안정감을 더할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전체 매출 965억원의 86%를 기술용역 등으로 거둬들였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ALT-L2의 시장성을 섣불리 판단할 순 없지만, 중국 내 주요 제약사 중 하나인 치루제약의 마케팅 역량을 높이 평가해 시판 후 안정적인 로열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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