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돌려주려 했다는 김건희, ‘국고 횡령’ 지시했단 말인가

정환봉 기자 2024. 7. 1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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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의 말대로라면, '가방을 반환하라'는 김 여사의 지시는 국고 횡령 지시에 해당하는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부인의 지시사항을 깜빡하고 넘길 정도로 대통령실의 기강이 엉망이라는 뜻이고, 대통령실이 지금까지 내놓은 해명은 다 거짓말이었다는 뜻"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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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쪽 “반환하기 위해 다시 포장”
대통령실은 “대통령 선물이라 국고 귀속”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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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최재영 목사에게서 받은 명품가방을 당일 되돌려주라고 했다는 변호인 쪽 입장이 나오면서 해당 가방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대통령실의 첫 해명은 무색해졌다. 뒤늦은 해명에 대통령실의 방어 논리가 꼬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여사의 변호인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 여사가 2022년 9월13일 최 목사에게 가방을 받은 뒤 유아무개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바로 돌려주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으니 기분 나쁘지 않도록 추후 돌려주라’고 지시”하였다고 밝혔다. 유 행정관이 깜빡 잊고 가방을 최 목사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어 변호인은 “포장을 풀어보긴 했으나 반환하기 위하여 그대로 다시 포장하여 가지고 있다”며 “사용할 의사가 없었고, 반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유 행정관은 지난 3일 검찰 조사에서 이런 취지로 진술했다.

새 주장대로라면 선물도, 대통령 기록물도 아니다

김 여사 변호인 쪽의 이런 주장은 앞선 대통령실 해명과 배치된다. 지난 1월19일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된다”라고 밝혔다. 사흘 뒤인 1월22일 당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었던 이철규 의원은 “(명품가방은) 국고에 귀속됐는데 이걸 반환하는 것은 국고 횡령이다. 그 누구도 반환 못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말대로라면, ‘가방을 반환하라’는 김 여사의 지시는 국고 횡령 지시에 해당하는 셈이다.

서울의소리는 지난해 11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재영 목사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 가방을 선물했다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의소리 유튜브채널 화면 갈무리

‘받는 게 적절치 않아 돌려주라고 했다’는 김 여사 쪽 주장대로라면 가방은 대통령선물이 아니므로 대통령기록물도 아니다. 이 경우 윤석열 대통령은 김 여사가 가방을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한 ‘즉시’ 반환해야 할 의무를 진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공직자는) 자신의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이를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하거나 반환하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은 최소한 지난해 11월 서울의소리가 관련 보도를 했을 당시, 명품가방이 반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돌려주라고 했는데 행정관이 깜박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에라도 명품가방을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했어야 했다.

영부인 지시 깜빡할 정도면 대통령실 기강 엉망

야당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너무 기가 막혀서 말문이 막힐 정도로 황당하다. 누가 봐도 꼬리 자르기 시도”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부인의 지시사항을 깜빡하고 넘길 정도로 대통령실의 기강이 엉망이라는 뜻이고, 대통령실이 지금까지 내놓은 해명은 다 거짓말이었다는 뜻”이이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처음에 최재영 목사가 문제 제기했을 땐 ‘반환 지시를 했다’는 얘기가 없었고 이제야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그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며 “만들어진 진술로 보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 여사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형사처벌 규정이 없는 사건으로 누군가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울 수 없다”며 “꼬리 자르기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또 “인제 와서 거짓 해명을 할 이유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환봉 bonge@hani.co.kr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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