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감산서 증설로 돌아선 삼성…낸드 이어 D램 투자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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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평택 4공장(P4) 투자는 반도체 경기 침체로 1년 넘게 이어왔던 감산 기조를 종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다.
삼성은 중국 시안공장과 기존 평택 낸드 생산라인 가동률을 지속 높이면서 eSSD 시장에 대응해왔다.
P4 용도가 낸드·D램 순으로 이어지는 건 삼성전자가 제품별 생산 시기를 세밀하게 조율, 메모리 시장 대응 전략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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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평택 4공장(P4) 투자는 반도체 경기 침체로 1년 넘게 이어왔던 감산 기조를 종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초부터 최근까지 감산 기조를 이어왔다. 코로나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로 호황을 맞았던 반도체 경기가 2022년 하반기 들어 급속 악화돼서다.
공급과잉이 심각해지자 SK하이닉스가 2022년 말 먼저 감산에 나섰고, 세계 최대 메모리 업체인 삼성전자도 감산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웨이퍼 투입량을 축소하고, 최신 기술로 제조 공정을 전환하며 출하량을 줄이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100단 낸드플래시 제조 공정을 200단으로 바꾸게 되면 설비 변경에 따라 생산량이 줄어들어 감산 효과가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이런 전환투자를 제외한 신규 라인 투자는 최대한으로 억제해왔다. 반도체가 회복 기미를 보인 작년 말과 올해 1분기, 이어진 2분기까지도 삼성은 이런 기조를 놓지 않았으며, 심지어 평택 5공장 건설도 중단할 정도로 속도 조절을 했다.
삼성이 변화를 준 건 달라진 시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경기가 긍정적으로 변해서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메모리 시장은 지난해 대비 76.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시황이 지난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라 성장률이 가파른 경향이 있지만 내년 역시 올해 대비 25.2%의 견조한 성장률이 예상된다.
삼성의 평택 4공장 투자는 이같은 시장 흐름에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공급 능력을 확대, 급증하는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성장률(10%)보다 높다는 것이 메모리 업계에 고무적인 상황이다.
특히 평택 4공장에 처음 구축되는 생산라인을 낸드 플래시 메모리로 정한건 인공지능(AI) 시장 확산에 따라 주요 저장매체로 급부상한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시장을 정조준해서다.
실제 삼성전자 eSSD의 최근 성장은 매섭다. 시장 수요가 더해지면서 수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1분기 삼성전자 eSSD 매출은 17억82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85.4% 증가했고, 추가 가격 상승에 힘입어 2분기에도 30% 이상 늘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eSSD 시장 가격도 2분기 20~25% 상승한데 이어 3분기 15~25%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중국 시안공장과 기존 평택 낸드 생산라인 가동률을 지속 높이면서 eSSD 시장에 대응해왔다. 사실상 전면 가동(풀가동)에 가까울 정도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경쟁사인 SK하이닉스·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 역시 낸드 감산을 사실상 종료하고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후발주자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P4 첫 라인 용도를 낸드로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차세대 D램 투자도 임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P4에 공급될 공정장비의 구매주문(PO)이 준비 중”이라며 “연말 장비 반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P4의 두번째 라인 용도가 D램으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의미다. 특히 P4에 조성되는 D램 라인은 신기술이 적용된 최첨단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P4 용도가 낸드·D램 순으로 이어지는 건 삼성전자가 제품별 생산 시기를 세밀하게 조율, 메모리 시장 대응 전략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P4는 메모리 제조라인과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라인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팹'으로 알려졌다. 향후 시스템 반도체 시장 변화에 따라 파운드리 라인 구축도 예상된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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