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만조에 기록적 폭우까지" 해남 바닷가 침수 마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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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간 마을 살면서 이런 비는 첨이요."
하루 만에 131㎜의 폭우가 내린 16일 오후 전남 해남군 북평면 한 신모(75·여)씨의 주택 안방 곳곳에는 여전히 빗물이 들어차 있었다.
김모(88·여)씨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안방에 들어찬 빗물을 쓰레받기로 퍼내고 있었다.
마을 관계자는 "매년 폭우로 주택·농경지 침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비가 많이 오는 것을 대비해 마을 배수 용량을 키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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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상가·농경지 침수…둑 무너져 갓 심은 모까지 피해
"60년 이 마을에 살면서 이렇게 빗물이 들어찬 건 처음"
[해남=뉴시스]김혜인 기자 = "60년간 마을 살면서 이런 비는 첨이요."
하루 만에 131㎜의 폭우가 내린 16일 오후 전남 해남군 북평면 한 신모(75·여)씨의 주택 안방 곳곳에는 여전히 빗물이 들어차 있었다.
옷장 등 바닥에 있어야 할 가재 도구들이 젖어 침대 위에 쌓여 있었다. 장판은 버려야 할 정도로 흙탕물에 젖었다.
이날 새벽 해남에 시간당 78.1㎜의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다. 200년에 한 번 내릴까 말까 한 기록적인 강수량이었다.
해변 인근에 위치한 이 마을에는 만조로 가득찬 바닷물과 여기 저기 불어난 냇물이 겹쳐 동시에 밀려 들어왔다.
특히 중앙 도로를 따라 난 저지대 주택가에는 짧은 시간 많은 비가 쏟아지면서 빠르게 빗물이 들이찼다.
빗물은 순식간에 안방 침대 밑까지 차올랐다.
신씨는 천둥 소리와 함께 잠에서 깨어났는데, 안방까지 들어찬 빗물을 보고 남편과 함께 황급히 몸만 피했다고 전했다.
그는 "바닷물과 냇물이 함께 밀려와 저지대에 사는 가구는 매년 피해가 막심하다"고 호소했다.
김모(88·여)씨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안방에 들어찬 빗물을 쓰레받기로 퍼내고 있었다.
이날 새벽 자신을 황급히 깨운 아들의 외침에 침수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당시 마당에 무릎까지 빗물이 넘실대 손쓸 도리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60년 이 마을에 살면서 마당까지 빗물이 들어찬 적은 처음"이라며 두려운 표정을 지었다.
침수 피해를 입은 주민 10여 명은 마을회관에서 날이 밝을 때까지 꼬박 밤을 새웠다.
철물점·슈퍼 등 상가 판매 물건도 침수돼 상인들도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폭우로 인한 농경지 피해도 막심했다.
마을 인근 한 농경지는 많은 비로 둑이 무너져 내렸다. 토사가 휩쓸려 내려가면서 한 달 전 심은 푸릇푸릇한 모를 덮쳤다.
마을 관계자는 "매년 폭우로 주택·농경지 침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비가 많이 오는 것을 대비해 마을 배수 용량을 키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북평면 또다른 마을은 논 수 ㏊가 물에 잠겼지만 썰물과 함께 자연 배수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곳곳에서는 논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진도 150㏊, 완도 100㏊, 고흥 11㏊, 해남 10㏊ 등 총 277㏊가 물에 잠겼다.
전남도는 침수와 도복, 과수 낙과 피해를 집계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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