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KBS 보도본부 이관, 사실상 시사교양국 해체”
16일 오후 2시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실에서 KBS1 시사교양프로그램 ‘추적 60분’ 보도본부 이관 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추적 60분’ 현 제작진인 김민회 PD를 비롯해 14년 전 보도본부 이관 시 ‘추적 60분’을 담당한 강윤기 PD,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이 참석했다.
‘추적 60분’은 1983년부터 방송 중인 대한민국 최초의 탐사 저널리즘 프로그램이다. 약 40년 간 우리 사회 최약자층의 목소리를 들었고, 거대 권력의 문제점을 고발하며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었다. 제작진들은 KBS가 지난 12일 제작1본부 산하 시사교양국에서 맡고 있는 ‘추적 60분’을 보도국으로 이관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한다고 밝히자, 이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김은곤 KBS PD협회 부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한 마디로 저희 시사교양국의 파국”이라며 “박민 사장은 취임하기도 전 첫 업무지시로 ‘더 라이브’를 사실상 삭제했고, ‘역사저널 그날’은 2달 전 낙하산 MC 불발로 인해 사실상 폐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저희는 시사교양국이 해체되는 수순의 조직개편안을 받았다. 교양다큐센터로 강등된 것이다. 이 조직개편안이 이사회에서 통과하면 확정되기에 긴급하게 기자회견을 준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교양다큐센터가 사장 직속으로 별도 독립한다는 것도 문제다. 편성은 콘텐츠전략본부(예능, 드라마, 스포츠)로 들어가고, 저희와 라디오는 사장 직속의 교양다큐센터로 들어간다. 그렇다면 사장이 지시를 내리면 저희가 출연자 섭외, 시사까지 검열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편성 책임자의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추적 60분’을 하던 중에 프로그램의 보도본부 이관이 이뤄졌다”라고 운을 뗀 강윤기 PD는 “보도본부에서는 원고를 먼저 쓰고 그게 컨펌이 되면 제작을 하라고 했다. 아이템 검열은 수시로 이뤄졌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아이템이나 자본 권력에 대한 아이템들은 어김없이 빨간펜으로 줄이 그어졌다. 수시로 결방과 연기가 이어졌고 업무지시 불이행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라고 토로했다.
강 PD는 “저는 기자와 PD가 길러지는 과정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면서 “기자들은 데일리 뉴스 중심으로 훈련을 받고, PD들은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영상미를 가지고 훈련을 받는다. 그런데 보도본부 이관 후 업무 방식을 바꿀 것을 요구 받았다. 우리들의 트레이닝 과정은 무시됐다”라고 2010년 ‘추적 60분’이 보도본부로 이관됐을 당시 협업이 아닌 일방적 지시로 제작 자율성을 침해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민회 PD는 “사측이 막무가내로 프로그램을 이관시키기로 하고 나서 제작진들에게 설명한 이유는 한 가지였다. ‘기자가 만들든, PD가 만들든 우리 회사에서 만드는 시사프로그램은 보도본부로 간다’는 것이다. 시사프로그램을 보도본부로 옮기면 회사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시사교양 PD들의 업무로는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명시돼 있다. 그런데 본부에 시사라는 단어가 빠지고 교양다큐센터로 바뀌면, 저희가 시사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는 것으로 규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권력에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프로그램만 만들어 PD들의 제작 역량, 저널리즘, 시청자들의 알 권리를 박탈할 것이다. 저희는 그런 합리적 의심을 가지고 이번 조직개편을 반대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강윤기 PD는 “14년 전 있었던 ‘추적 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은 기자와 PD의 협업을 이루지 못하고 실패로 끝났다. 사람은 역사를 통해서 배운다고 하는데, 왜 처절하게 실패로 끝났던 14년 전의 역사를 반복하려고 하는 것인지 답답하고 분노가 생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적 60분’의 보도본부 이관은 그만 두시고, 시사프로그램을 교양본부로 강등하려고 하는 조직개편도 그만 두시길 바란다. ‘추적 60분’은 KBS의 대표적인 자산이다. 역사가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국민들께서 이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많은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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