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경호’ 논란, 변우석 욕하면 끝나나? [연예기자24시]

성정은 스타투데이 기자(sje@mkinternet.com) 2024. 7. 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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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우석. 제공|바로엔터테인먼트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로 스타덤에 오른 배우 변우석이 공항 ‘과잉 경호’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근 사회적으로 가장 민감한 이슈인 ‘특권’과 맞물리며 변우석에 대한 과도한 비난까지 나온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특권을 누려서도 안되겠으나 연예인이라는 죄로 과도하게 욕 먹는 일도 지양돼야 한다. 그런 이유에서 과잉 경호 논란을 둘러싼 잘못과 오해를 짚어봤다.

이번 ‘과잉 경호’, ‘황제 경호’ 논란은 지난 12일 변우석이 홍콩 팬미팅 투어를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는 과정에서 빚어졌다. 당시 공항에는 변우석을 보기 위한 팬들과 ‘또 다른 이들’이 몰려들었다. 이 과정에서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이 한 선 넘는 행동이 논란을 불렀다.

잘못 하나. 이날 변우석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2번 게이트로 들어간 뒤 경호업체 직원들이 10여분간 입구를 막았다. 공공시설인 공항 출국장 문을 사설 경호원들이 임의로 막은 것이다. 인파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고 한들, 용납되지 않을 행동이다.

변우석은 제2터미널 A구역 대한항공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에서 발권하고 짐을 부친 뒤 출국심사를 마치고 보안구역(면세구역)에 들어섰고, 경호원체도 함께 항공권을 발권해 들어갔다.

잘못 둘. 변우석이 4층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클래스 라운지로 입장하자 경호업체가 에스컬레이터 입구를 막고 탑승객들의 여권, 탑승권을 검사했다. “라운지에 들어오려는 분에 한해 체크했다”고 업체가 변명했으나 사설 경호업체 직원들에게 그럴 법적 근거가 있을 리 만무하다.

논란과 관련해 한 누리꾼은 “배우 변우석의 과잉경호는 ‘인권침해’라며, 국민신문고 진정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했다”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렸다. 인권위에서 조사에 나서 결과를 발표한다면 그에 따른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스타가 공항에 나타나면 우르르 달려가는 이들, 십중팔구는 사진 판매 업자들이다. 사진|스타투데이DB
그런데 애초 온라인에 올라온 글에는 ‘라운지 승객에게 플래시를 쏘며 항공권을 검사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플래시를 도대체 왜, 누굴 향해 쏜 걸까?

이 궁금증은 현장에 나가본 사진기자와 영상기자들에게 물어보면 바로 풀린다. 경호업체가 플래시까지 쏘아 가며 막고, 체크한 이들은 팬이나 일반인이 아닌, 바로 ‘사진 파는 업자’들이다.

뭐하는 사람들이냐고? 이들은 스타들을 사생팬처럼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로 해외에 파는 장사꾼들이다. 쓰는 언어로 미뤄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많다는게 사진기자들의 전언이다.

코로나19로 잠시 조용했던 ‘업자’들은 최근 다시 공항에 살다시피 한다. 짐가방을 던져놓고 스타가 나타나면 100m 달리기 하듯 쫓아다닌다. 사고 안 나는게 이상할 정도다.

사진팔이 업자들은 이렇게 공항에 옷과 짐을 놓아두고 움직인다. 사진|스타투데이DB
그렇다보니 경호업체의 주 목적도 팬이나 일반인이 아닌, 이 업자들을 막는데 있다.한 관계자는 “플래시를 쏘는 것도 업자들이 마구 터뜨리는 카메라 세례를 막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양식 있는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다칠까, 무식하게 몰려들지 않는다. 일반인들은 그냥 ‘누구지?’하고 쳐다보고 간다. 변우석 경호업체의 플래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해외에서 있었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마찬가지다. 물론 업자들의 카메라를 향해 플래시를 쏘았으나 그 피해를 주변의 일반인들이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부주의에 대한 질책은 피하기 어렵다.

경호업체는 경찰도 아니고 인천공항공사 직원도 아니면서 게이트를 닫고, 신분증을 검사하는 선 넘은 행동으로 논란을 불렀다. 비판받아 마땅하고, 반복돼서는 안될 일이다.

과잉 경호 논란이 일자 경호업체 대표는 “전 경호원 대상으로 이런 상황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재발 방지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일반 승객분들을 불편하게 만든 점과 이런 상황을 만든 점에 대해 심려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인천공항과 협의를 거쳤다”는 경호업체의 말과 달리 인천공항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인천공항공사는 “협의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경호업체가 선을 넘는데도 몰랐다면 공사의 관리 소홀이다. 사진팔이 업자들이 공항을 휘젓고 다니며 아찔한 일들을 벌이는 것 역시 몰랐다고만 하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변우석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는 논란 사흘 뒤인 15일 입장문을 내 “모든 경호 수행 과정에서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사과했다. 우리가 사과해야 할 일일까 고민한 시간이 짐작된다. 타이밍은 아쉽지만 사과는 잘했다. 변우석을 경호하다 생긴 일인데, 모르쇠로 넘어가기 보다는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가 백번 바람직하다.

연예인은 벼슬도 권력도 아니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왕은 더더욱 아니다. 잘하면 사랑받고, 못하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여야 한다. 변우석 과잉 경호 논란은 반복된 업무 속에 편의주의에 빠진 경호업체와 알아서 하겠지라며 수수방관한 인천공항공사의 합작품이다. 변우석의 잘못이 딱히 드러나지 않았건만 만만한게 연예인이라고 “변우석이 누구냐 듣보잡이네”, “연예인이라고 꼴깝 떠네” “딴따라 주제에” 등의 무지성 댓글은 논란의 본질을 흐린다. 본질이 흐려지면? 논란은 언제든 다시 벌어지고 무책임한 자는 늘 무책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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