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바꿔단 우버택시 CEO “택시 호출 시장, 경쟁 통한 균형 필요”
“플랫폼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미있는 균형과 견제가 이뤄지면 그 혜택은 소비자와 공급자인 택시기사에게 돌아간다고 본다.”
송진우 우버택시 최고경영자(CEO)는 16일 서울 종로구에서 취임 후 첫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가 90%에 달하는 점유율로 독식한 국내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에서 다시 한번 카카오의 아성을 흔들어보겠다는 것이다.
송 CEO는 배달의민족 베트남 사업 총괄 등을 거쳐 지난해 9월 우버택시에 합류했다. 송 CEO는 “과거 우버택시는 악순환에 갇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용자가 호출을 해도 택시가 잘 안 잡히다보니 혜택을 줘도 소용이 없었다. 택시기사들에게도 자사 플랫폼을 쓰도록 혜택을 제공했지만 승객 호출이 없으니 붙잡아두기 힘들었다.
그는 “플랫폼은 의미있는 규모의 고객이 확보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며 “중단기적으로 이용자를 확보하고 충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다보면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우버택시는 2021년 4월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와 SK스퀘어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 플랫폼 ‘우티(UT)’로 출발했다. 우버로선 2013년 한국시장에 발을 들였다가 불법 논란으로 철수한 뒤 택시 호출 서비스를 통해 재진출한 셈이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는 쉽지 않았다. 2년 연속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3월 우티는 서비스명을 ‘우버 택시’로 바꿔달았다. 택시기사가 운행하는 서비스 방식은 그대로다. 법인명 ‘우티’도 유지하고 있다.
송 CEO는 “우티로 운영하다보니 가장 큰 고민이 브랜드 인지도가 너무 떨어진다는 점이었다”며 “이름을 바꿔 외국인 손님의 탑승 경험을 증대시키려는 목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택시 조합, 노동조합, 법인택시 대표님들을 만나고 있는데 하나같이 ‘우버가 성장해 우리한테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택시 업계도 택시 호출 플랫폼 시장의 독점 구조가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는 의미다. 송 CEO는 카카오T를 겨냥해 “타사 플랫폼과 달리 길거리 손님에 대해선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면서 매출 부풀리기 문제에서도 자유롭다고 했다.
우버택시는 서비스명 변경 이후 매달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외국인 승객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택시기사 입장에선 전체 운임 수입의 2.5%인 업계 최저 수수료, 이용자 입장에선 가격 할인과 안전성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송 CEO는 “한국 소비자들이 택시 탈 때 가장 중요한 게 빨리 잡히는 것이고 두 번째가 가격 할인”이라며 “앞으로 가맹 택시를 더 많이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익 창출을 두고는 “지금은 성장을 해야할 때라서 수익화에 대해선 큰 고민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우버택시는 서비스 확대 차원에서 프리미엄 택시 서비스인 ‘우버 블랙’을 출시했다. 숙련된 개인택시 기사가 고급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대형 리무진 등 선별된 차량을 운행한다. 서울과 인천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순차적으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 CEO는 티맵모빌리티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우버택시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선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집중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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