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 전극으로 뉴럴링크 한계 넘는다

서울대·KAIST 연구진, 머리카락보다 20배 얇게 하이드로젤 패턴화

서울대와 KAIST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레이저 공정으로 만든 하이드로젤 패턴. 젖은 환경에서도 기판과 강하게 결합을 유지했다./서울대 공과대학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가 올해 환자의 생각만으로 컴퓨터의 마우스를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연결소자는 생체조직과 달리 단단하고 건조해 장기간 삽입할 경우 면역 반응에 의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내 연구진이 젤리처럼 부드러운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생체 내에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했다.

고승환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와 김택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진은 전도성 하이드로젤을 얇은 두께로 패턴화한 생체 전극을 개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지난달 28일 공개됐다.

일찍이 하이드로젤은 딱딱한 소자와 달리 생체 조직과 비슷해 소자를 개발하는 데 사용돼 왔다. 하이드로젤은 물을 함유한 상태로 형체를 유지할 수 있는 고분자 소재를 이르는 말이다. 작은 뇌세포에서 나오는 신호를 정밀하게 읽어내기 위해서는 하이드로젤을 미세하게 패턴화할 수 있어야 한다. 흐물흐물한 하이드로젤을 수 ㎛(마이크로미터, 미크론) 단위로 패턴화하는 기술은 드물었다.

연구진은 전기전도성 고분자로 만든 하이드로젤을 투명한 기판 위에서 패턴화하는 데 성공했다. 고분자젤과 기판의 경계에 레이저를 쏘아 두 소재 사이에 강한 결합을 만든 것이다. 레이저의 높은 해상도를 이용해 원하는 위치에 머리카락보다 20배 얇은 두께로 미세한 패턴을 만들 수 있었다. 손으로 비비고 잡아당겨도 패턴은 안정하게 남아있었다.

패턴 공정을 통해 만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용 생체 전극을 쥐의 머리에 삽입한 뒤 신호를 전달하는지 확인했다. 생체 전극은 3주 동안 안정적으로 뇌 신호를 컴퓨터로 전송했다. 한번 사용한 전극은 초음파 세척기로 세정하면 재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로 뉴럴링크가 갖고 있던 안정성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고승환 교수는 “뉴럴링크의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고 더 나아가 뛰어넘을 수 있는 차세대 인체 삽입형 생체 전극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는 연구 결과”라고 밝혔다.

참고 자료

Nature Electronics(2024), DOI: https://doi.org/10.1038/s41928-024-01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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