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뢰에 정전된 여수산단 기업 “자정쯤 정상”… 해남엔 ‘200년 빈도 비’
장마철 낙뢰가 일으킨 정전에 일부 공장 가동이 멈춘 여수산단 대기업은 모든 공정은 자정 무렵 정상화한다고 16일 밝혔다.
전남 여수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쯤 여수산단 내 한 대기업 석유화학 제품 생산 공장에 벼락이 떨어져 정전이 발생해 일부 공정이 중단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새벽 곧바로 재가동을 위한 긴급 복구에 나섰고, 이날 오후 2시 30분 현재 복구율은 30%대를 기록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는 없으며, 자정에는 모든 공장이 정상적으로 가동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배관 한곳에서 조금씩 빠져나온 소량의 기름 유막(레인보우)이 비에 씻겨 바다로 유입되는 바람에 해경이 방제 작업에 나섰다.
전남 지역에는 한 달치 낙뢰가 이틀에 걸쳐 집중됐다. 낙뢰 피해를 입은 여수산단 업체 관계자는 “야산에 있는 공장이라 번개가 자주 몰아쳤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 40분까지 전남 지역에 3566번의 낙뢰가 쳤다.
지난해 7월 한 달간 전남에서 4916번의 낙뢰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72% 수준이다. 이틀에 한 달치 낙뢰가 집중한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높게 발달한 비구름대가 느리게 이동해 낙뢰가 집중됐다”고 말했다.
극한 강수도 닥쳤다. 이날 오전 3시 기준 전남 해남군의 시간당 강수량은 78.1㎜를 기록했다. 200년 빈도 비(200년에 한 번 내릴 가장 많은 비)로 역대 7월 중 해남에 내린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 7월 6일 시간당 63.4㎜의 종전 1위 기록을 경신했다. 기상청은 발생 빈도로 따져보면 200년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매우 드문 확률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0일 전북 군산에서도 1시간 동안 131.7㎜의 비가 내려 ‘200년 빈도의 비’로 관측됐다.
최대 168.5㎜ 비가 쏟아진 이날 전남 서남부에는 주택·상가 침수와 토사 유실 등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0시 21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한 주택에서 “불어난 빗물에 침수됐다”는 주민 신고를 접수했다. 현장에 대원·배수 장비를 투입한 소방 당국은 침수된 주택 마당과 방 안에서 노모·유아 등 일가족 4명을 구조했다.
논에서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전남 진도 150㏊, 완도 100㏊, 고흥 10㏊ 등 전남 논 279㏊가 물에 잠겼다. 주택 침수가 124건 일어났고, 65명이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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