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복합동박필름' 시장 경쟁…투자자 관심도 높아진다
국내 증시에서 이차전지 업계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복합동박필름 관련주가 화제다. 복합동박은 이차전지 음극재인 전통 전해동박을 대체할 신소재로, 기존 동박과 비교해 동 사용량을 60% 이상 줄여 비용, 무게, 안전성을 동시에 잡은 소재다. 국내에서는 아이엠과 태성이 대표적인 관련주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엠은 2006년 삼성전기에서 스핀오프(분사 독립) 한 기업으로 VCM(보이코일모터) 모듈과 스마트필름이 주 사업이다. 올해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생산설비를 도입하고 신사업으로 이차전지 음극재용 복합동박필름과 하이엔드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아이엠은 복합동박 양산제품의 세계 최초 출시라는 목표를 가지고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에 위치한 공장에 세계 최초로 1350㎜ 수평식 도금 및 스퍼터링 장비를 도입, 시제품 생산과 검증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엠은 올해 중으로 고객사를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양산제품 공급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존 동박 대비 중량은 60%, 원가는 30% 감소하는 복합동박필름 생산 기술을 보유한 만큼 국내외 주요 대기업 및 방위산업 업체와도 활발한 미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 2일에는 이차전지용 동박 생산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누어더(諾德) 측이 입국해 아이엠 공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아이엠 측은 복합동박필름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태동 아이엠 대표이사는 "복합동박은 기존 동박과 달리 원가, 성능, 생산성, 안전성, 환경성 측면에서 특장점이 있다"라며 "이에 착안해 우선 모바일 스마트폰용 배터리와 전기차, 방위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해 고수익성을 확보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 태성도 복합동박 관련주로 꼽힌다. 태성은 PCB(인쇄회로기판) 습식 표면 처리 설비를 생산하는 업체다. 2022년부터 복합동박 설비 연구개발을 추진해왔으며 고객사 선정을 위해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성 주가는 올해 들어 4000원대에서 1만4000원대까지 뛰었으나, 현재는 8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차전지는 전해액, 동박, 분리막, 음극재, 양극재로 구성돼 있다. 그중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펴서 만든 막으로 음극재를 감싸 전류를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차전지 배터리의 필수 소재이지만 구리가 많이 들어가는 탓에 비용 부담이 크고 중량이 무겁다는 단점이 있었다. 열전도율이 높아 안전성 문제도 부각됐다.
반면 복합동박은 PP(폴리프로필렌), PI(폴리이미드)와 같은 폴리머 필름에 양면 증착해 동 도금하는 형태로 제작된다. 기존 동박과 비교하면 동이 3분의 2 이상 적게 들어가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무게도 줄어든다. 열과 충격에 취약한 리튬 전지와 다르게 복합동박은 열폭주 자체를 차단하는 PET(폴리에스테르) 소재가 들어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복합동박은 필름막 양쪽 표면에 구리를 도금 처리해 배터리 내에서 음극재로서 동일한 기능을 구현해 배터리 수명과 주행거리 면에서 유리하다"라며 "배터리 원가를 30% 절감할 수 있으며, 자동차 외에도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UAM)에 탑재되는 배터리 무게의 경량화 요구 때문에 확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 궈하이증권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이차전지 수요량은 내년까지 2034기가와트(GWh)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복합동박필름의 시장 대체율 증가로 시장 규모는 179억위안(약 3조3952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닝더스다이) 등도 복합동박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복합동박필름의 개발 현황과 관련 기업의 주가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엠은 이차전지 음극재용 복합동박필름과 하이엔드 FCCL 제품 양산을 추진 중"이라며 "베트남 신공장을 통해 내년부터 사업 진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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