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은행 연체율 9년6개월 만에 최고치
지난 5월 은행에서 취급한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0.69%로 9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 악화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 중심으로 취약차주의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말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비율)이 전달보다 0.03%포인트 오른 0.51%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3월 분기 말 연체채권 상·매각으로 일시 하락했던 연체율은 4월 이후 두 달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중 신규연체는 2조7000억원 발생해 전달보다 1000억원 증가했고, 신규 연체율(4월 말 대출잔액 대비 5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0.12%로 전달과 동일했다. 연체채권 정리규모는 2조원으로 같은 기간 5000억원 불었다.
부문별로 보면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5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전달보다 0.24%포인트 오른 0.69%다. 이는 2014년 11월(0.72%) 이후 9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06%포인트 오른 0.72%,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06%포인트 하락한 0.05%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42%로 전달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은 0.27%로 같은 기간 0.01%포인트 올랐고,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은 0.85%로 0.06%포인트 높아졌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유독 빠르게 오른 것은 고금리 지속과 경기 악화로 연체에 진입하는 자영업자의 숫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2024년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자영업자 연체차주 1인당 평균 연체액은 1억2200만원으로 연체율이 본격 오르기 직전인 2022년 2분기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전체 자영업자 차주 중 연체자의 비중은 4.20%로 2.6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 연체차주 비중도 2022년 2분기 1.72%에서 올 1분기 2.31%로 0.59%포인트 늘었지만 자영업자의 연체차주 증가 속도가 한층 가파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내은행 연체율은 2010∼2019년 평균(0.78%) 대비 낮은 수준이며 손실 흡수능력도 과거 대비 개선됐다”면서도 “취약차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해 채무조정, 연체채권 정리,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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