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부터 유통까지" SPC·농심 등 식품가, AI 활용 '속도'
농심, AI로 생산공정 이물질 감지·광고 제작도
풀무원, 자사몰 리뷰 수집해 제품 개발·운영 활용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다가오는 인구고령화와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기 위해 식품 업계가 신성장 동력으로 '푸드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등 인공지능(AI)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신제품 등 메뉴 개발에 AI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그간 축적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PC 배스킨라빈스는 구글플레이와 함께 AI를 활용한 아이스크림인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를 개발했다.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는 구글의 최신 AI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해 기획하고 개발한 제품을 배스킨라빈스의 기술력으로 구현해 탄생한 아이스크림 플레이버로 제미나이를 활용한 세계 최초의 배스킨라빈스 제품이다.
트로피컬 썸머 플레이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의 구글플레이 로고의 색을 각각 망고, 오렌지, 사과, 패션 후르츠 등 4가지 샤베트와 소르베의 조합으로 형상화했다.
배스킨라빈스 연구원들이 '제미나이'에 구글플레이의 4가지 로고 컬러에 어울리는 원료를 질의 응답하는 과정을 반복해 만들어졌다.
이번 협업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분석 등 IT기술을 경영에 접목하는 한국 배스킨라빈스의 브랜드 혁신 활동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배스킨라빈스는 올해 2월 실험과 창조의 혁신 공간으로 새롭게 선보인 워크샵 매장을 통해 인공지능 신메뉴 개발 기술인 '배스킨라빈스 AI NPD(New Product Development·뉴 프로덕트 디벨롭먼트)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차세대 상품 개발 모델로 지난 3월 AI NPD 시스템을 활용한 첫 제품인 '오렌지 얼그레이'를 선보인 바 있다.
SPC그룹은 앞으로는 배스킨라빈스 뿐 아니라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등으로 AI 활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워크샵 바이 배스킨라빈스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AI를 제품 개발 뿐만 아니라 판매 데이터도 활용해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을 만들겠다"며 "배스킨라빈스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같은 제빵 계열사까지 AI를 포함한 푸트테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농심도 제품 생산공정부터 광고까지 AI를 도입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다.
농심은 AI 이미지 분석 시스템을 통해 생산 공정 중 이물질과 제품 및 포장, 인쇄불량을 감지하는 장치를 운영하고 있다.
또 생성형 AI와 OCR(광학문자인식) 기술을 활용해 영업 현장활동간 발생한 영수증을 사진으로 촬영해 전표 처리하는 시스템도 시범 운영중이다.
회사 규정이나 식품안전법령을 통해 정보를 추출하는 사내 생성형 AI 챗봇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기반으로 제작한 데이플러스 광고를 선보였다.
이 광고는 농심이 지난 4월 출시한 제로슈거 이온음료인 '데이플러스 포스트바이오틱스' 마케팅 활성화를 위해 제작했다. 프롬포트를 활용해 AI 이미지를 생성하고 만들어진 이미지를 AI로 영상화했다.
이 외에도 농심은 연초부터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와 멸치칼국수를 결합한 가상 옥외광고로 큰 호응을 얻었다. 인천 송도에 멸치모양 롤러코스트가 설치된 초현실적인 합성 영상으로 1670만회의 조회수와 5만 이상의 좋아요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AI 활용 콘텐츠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AI를 통한 미래지향적 기업문화 조성과 업무환경 효율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풀무원 헬스케어 식품 맞춤 법규 검토 자동화 지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헬스케어 식품에 기재된 세부 표시 사항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법적 기준에 맞춰 비교 검증해 주는 자동 관리체계다. 풀무원이 앞서 도입한 법규 통합 관리시스템 'PRIS'에 더해져 전체 식품군 표시 심의를 강화할 수 있다.
주요 기능으로 ▲특수용도, 기능성 표시식품 및 건강기능식품 맞춤형 프로세스 및 표시사항서 개발 ▲건강기능식품 법적 표시 사항 자동완성 ▲특수유형에 따른 법적 규격 충족 여부 검증 ▲연령별 섭취 기준치 비율 계산 ▲마케팅 소구 포인트 제안 등이 있다.
풀무원은 이번 시스템 적용을 통해 앞으로 헬스케어 식품에 대해 더욱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제공해 소비자의 신뢰 형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022년 8월엔 AI 고객 경험 분석 시스템 'AIRS(AI Review analysis System)'을 식품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풀무원이 AI를 활용해 고객 경험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시스템이다.
자사몰 '#풀무원'을 비롯해 온라인에 산재하는 소비자의 제품 리뷰를 수집하고 딥러닝 기술과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활용해 긍정 또는 부정적인 고객 감정을 분석해 제품 개발·운영에 활용한다.
풀무원은 향후 검색 키워드를 파악해 가까운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데이터에 기반한 신제품 개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자체 AI 플랫폼인 '동원GPT'를 업무에 도입했다.
동원GPT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GPT 4.0'을 기반으로 하는 AI 플랫폼이다.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은 물론 인사, 총무 등 사내 정보 검색도 가능하다. 그룹 사내 인트라넷에 설치돼 내부 정부 유출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동원그룹은 사업별 업무 자료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임직원 맞춤 정보 제공이 가능하도록 동원GPT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ERP(전사적자원관리), MES(생산관리시스템) 등 그룹 시스템과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이 보유한 고객 및 판매 정보를 기반으로 신제품 전략 등을 도출하고, 최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에도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동원그룹은 AI 기술을 전방위적으로 활용해 전사적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동원산업 산하에 DT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AI추진팀을 AI혁신실로 확대, 그룹의 AI 트랜스포메이션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혁신실은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동원홈푸드 등 각 계열사 임직원들로 구성돼 각 사업 부문별 AI 과제를 발굴 및 개발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 변화, 인구 급증, 고령화 등으로 식품업계에서 신사업으로 푸드테크가 부상하고 있다"며 "제품 개발부터 생산,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AI를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등 글로벌 미래 시장을 선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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