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투성이’ 코파 아메리카 2024…미국·캐나다·멕시코, 2026 월드컵은 잘 치를까
2024 코파 아메리카는 미주 대륙의 축구 열정을 보여주는 축제가 되어야 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신문 올레의 표현대로 이번 축제는 비극이 될 뻔했다. 세계 최고의 경기장들에서 열린 이번 대회는 시작부터 끝까지 문제의 연속이었다.
문제는 개막전부터 시작됐다. 아르헨티나와 캐나다의 경기에서 아르헨티나 감독 리오넬 스칼로니와 양 팀 선수들은 애틀랜타 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14개 경기장 중 11곳이 미식축구(NFL) 구장이었고, 그중 6곳은 인조 잔디 위에 천연잔디를 깔았다. 일부 경기장에서는 경기 며칠 전에야 잔디가 준비됐다. 대회 주최 측인 남미축구연맹(CONMEBOL)은 경기 전후 테스트를 통해 잔디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지만, 우루과이 감독 마르셀로 비엘사는 “거짓말쟁이들”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결승전이 열린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의 하드록스타디움을 포함해 8개의 코파 아메리카 경기장이 2026년 월드컵에서도 사용될 예정이다. 경기장 측은 책임자들을 찾아 조처를 하고 프로세스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신뢰도는 이미 크게 떨어졌다.
관중 동원 문제도 있었다. 토너먼트 경기들은 대부분 매진됐지만, 전체 32경기 중 절반은 관중 수가 수용 인원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높은 티켓 가격이 요인으로 지목됐다. 평균 티켓 가격은 약 200달러(약 25만원)였지만, 일부 경기는 훨씬 더 비쌌다.
가장 큰 문제는 결승전에서 발생했다. 아르헨티나와 콜롬비아의 경기는 티켓 없는 수천 명 팬이 하드록스타디움으로 몰려들면서 80분이나 늦어졌다. 해당 영상에는 팬들이 경기장 게이트를 뚫고, 주변 벽과 울타리를 넘고, 심지어 환기구를 통해 들어가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경찰 및 보안 요원들과 충돌이 있었고, 여러 명의 팬이 응급 처치를 받아야만 했다.
경기장 측은 “게이트를 전략적으로 닫았다 열었다”고 설명했지만, 일부 팬들은 “경기장 측에서 불법 행위를 계속했다”고 반박했다. 경기장 측은 31도의 더위 속에서 많은 인파가 몰리자 한시적으로 티켓 확인 없이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후 “압사 사고와 심각한 부상을 막으려는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가족들도 이 혼란에 휘말렸다. 아르헨티나의 스칼로니 감독은 “가족들이 어디 있는지도 모른 채 경기를 시작해야 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최 측이 바라던 화려한 피날레와는 거리가 멀었고, 2026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 공동 개최 월드컵에 대한 우려만 키웠다.
북미 지역 축구 서포터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북미 독립 서포터즈 협의회(ISC)는 2026년 월드컵에서는 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캐나다의 제시 마쉬 감독도 CONMEBOL의 미국 시장 경험 부족에 따른 문제로 대회 주관단체가 FIFA로 바뀌는 월드컵에서는 더 나은 경기 운영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매체 토도 노티시아스 등 미주 지역 매체들은 이번 대회를 “세계적 수준의 실패”라고 혹평했다.
FIFA는 아직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경기장 보안, 관중 통제, 잔디 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의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는 미국이 공동 개최국이지만, 이번 코파 아메리카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들을 철저히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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