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DSR 2단계' 대출한도 은행 >2금융 '역전'…만기제한 '영향'
오는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시행되면 농협과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은행보다 작아지는 '역전' 현상이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한도를 결정하는 DSR은 은행 40%, 2금융권 50%로 차등적용하기 때문에 원래는 2금융권 한도가 더 나와야 하지만 2금융권만 주담대 만기를 30년으로 제한한 것이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당국은 2금융권 만기를 확대할지 신중한 검토를 시작했다.
문제는 2단계 시행 후 지역농협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 대부분이 은행보다 대출한도가 작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진다는 점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업권에 상관없이 50%로 동일하지만 '연 소득 대비 연간 갚아야할 원리금 비율'인 DSR은 은행이 40%, 2금융권이 50%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때문에 은행 대출만으로 필요자금이 모자란 자영업자나 차주들은 새마을금고, 지역농협 등 2금융권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단계 도입시 이같은 차등 규제는 의미가 없어진다. 예컨대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DSR 규제 상한선까지 주담대를 받는다고 치면, 은행에서는 4억1400만원(가산금리 적용해 3.75%)을 받을 수 있는 반면 농협은 3억9620만원(연 5.57%)이고 새마을금고는 3억3500만원(연 6.30%)이 나온다. DSR 40%를 적용한 은행의 대출한도가 50%를 적용한 농협, 새마을금고보다 많게는 8000만원 가까이 더 나오는 것이다.
이같은 역전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대출만기 규제와 금리 때문이다. 은행은 2금융권 대비 조달금리가 낮은 데다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져 주담대 금리가 최저 2%대로 급속히 떨어졌다. 1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 때는 은행만 가산금리 0.38%포인트를 적용해 그나마 2금융권 대출 한도가 더 많았지만 2단계부터는 업권 상관없이 모두 0.75%포인트를 일괄 적용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2금융권은 서민이나 자영업자, 취약차주 등이 많이 이용하는 창구인데, 불평등한 대출만기 규제로 대출창구가 완전히 막히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9월 이후엔 은행 주담대 쏠림 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올 상반기 2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12조원 넘게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권 대출은 20조원 이상 늘어나 가계대출이 특정업권으로 지나치게 쏠리고 있다. 농협과 새마을금고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맞춰 30년 만기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당국에 요청했다.
다만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하는 당국 입장은 복잡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금융권 만기 이슈를 잘 알고 있다"며 "가계부채 관리 측면에서도 살펴봐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신중한 입장에서 만기 확대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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