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현미경으로 존스홉킨스 뚫은 아이빔테크놀로지, 시총 1300억 도전[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2024. 7. 1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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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존스홉킨스대·사노피 등에 현미경 납품 성공하며 기술력 입증
8월 코스닥 상장 후 AI 진단 의료기기 사업 진출..연구개발과 시설확충에 투자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 / 사진=아이빔테크놀로지



생명공학기업 아이빔테크놀로지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한다. 생체 내부 구조를 관찰할 수 있는 첨단 장비 생체현미경을 개발하는 회사다. 이 회사의 장비는 미국 존스홉킨스대,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 등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제약바이오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 상장 이후 AI 진단 의료기기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 MRI 대비 100배 해상도 갖춘 현미경 개발

2017년 교원창업기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인 김필한 대표이사가 개발한 생체현미경(IVM) 원천기술을 토대로 설립됐다. 김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매사추세츠종합병원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2010년부터 KAIST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약 20년간 레이저 기술을 이용한 생체현미경 연구개발에 매진해왔다.

이 회사는 생체현미경과 영상분석 솔루션 개발·공급, 기초연구 및 신약개발 부문 임상수행위탁(CRO) 서비스, AI 진단 의료기기 사업 등을 하고 있다. 대표 제품인 생체현미경은 살아 있는 생체 내부의 미세 구조를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첨단 레이저광학 현미경 장비다. MRI보다 100배 높은 해상도로 다양한 세포, 단백질, 약물의 실시간 영상 촬영 및 3차원 영상화가 가능하다. 기존 영상기술의 한계를 넘어 표적세포 및 약물의 움직임을 생체 내 미세환경에서 직접 추적 분석할 수 있다. 바이오·헬스 연구개발 및 산업 분야에서 다양한 인간 질환의 생체 내 발생 과정을 정밀하게 분석하고 신약후보물질들의 생체 내 전달 및 효능 평가에 활용돼 새로운 치료제의 효과적인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첨단 장비 플랫폼이다.

이 제품은 초고속 레이저 스캐닝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체를 영상화할 수 있다. 장시간 영상화 동안 지속적인 생체 생존과 항상성 유지 기술도 갖췄다. 고성능 생체 모션 보정 소프트웨어 및 알고리즘을 통합적으로 최적화해 제공하는 ‘올인원(All-in-One)’ 시스템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생체현미경을 신약개발 전임상 단계의 동물실험에 적용하면 단일 개체의 생존을 유지하며 실시간으로 장기간에 걸쳐 연속적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실험 결과의 신뢰도와 후속 임상의 성공률을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여러 개체를 특정 시점마다 개별 부검해야 하는 기존 실험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실험에 필요한 동물의 개체 수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현미경은 국내 최상위 연구기관인 서울대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구기관으로 공급되고 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국 최상위 연구기관인 하버드대를 비롯해 존스홉킨스대, 매사추세츠주립대에 이어 글로벌 톱10 제약사인 사노피로 판매처가 확대됐다. 이 외에도 영국 옥스퍼드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스페인 국립암연구소, 중국 우한대 등에도 설치돼 협력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생체현미경의 효용성이 상승하고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련 장비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독보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체현미경 시장에서 높은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 측은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향상시켜 더욱 강력한 진입장벽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CAPA)도 확대한다. 생산 규모가 커지면 전임상 CRO 서비스 사업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아이빔테크놀로지 생체현미경 IVM-CMS3 / 사진=아이빔테크놀로지



 ◆AI 진단 의료기기 사업 진출

아이빔테크놀로지의 생체현미경은 병원 조직검사 수준의 영상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 생체 조직 내 세포 수준의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AI 기술을 접목해 별도의 병리학 시설 없이도 자사 생체현미경 장비만으로 현재 임상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조직검사 수준의 조직 진단·분석 영상 정보를 의료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이 장비는 수술 중인 암환자로부터 고해상도 생체영상을 신속하게 획득하고 인공지능 딥러닝 암진단 모델을 통해 환자 조직 내 미세한 암조직까지 정확하게 감지하는 의료기기다. 아이빔테크놀로지는 환자 조직의 특별한 가공 없이도 기존의 조직병리검사(동결절편분석)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장비를 개발 중이다.

회사 측은 이 장비의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승인을 획득하는 대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빠르게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암뿐만 아니라 여러 질환의 수술 과정에 필요한 정확한 정밀조직분석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환자와 의료진에게 높은 편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 수술실 내부로 반입해 사용할 수 있는 다관절-암(arm) 형태의 생체현미경 영상 의료기기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이 장비는 정밀 제어가 가능한 다관절의 로봇암을 이용해 수술 중인 환자의 환부로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할 수 있다. 로봇암에 장착된 내시현미경 모듈을 통해 환부 내 깊은 부위에서도 고해상도 이미징이 가능하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8월 코스닥 상장…시총 1300억원 도전

아이빔테크놀로지는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총 공모주식 수는 223만4000주로 100% 신주 모집이다. 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7300~8500원이다. 총 공모 예정 금액은 희망 공모가 상단 기준 약 189억원이다. 공모를 통해 유입된 자금은 운영자금을 비롯해 연구개발, 해외 진출, 시설 확충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생체현미경 원천기술 고도화 및 신제품 개발과 AI 의료장비 연구개발 및 사업화, 글로벌 고객사 추가 확보를 위한 시장 개척, 향후 기대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라인 증설을 통해 기술경쟁력과 시장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 희망가 상단 기준 1272억원 규모이다. 상장 주관회사는 삼성증권이다. 김 대표는 “상장을 통해 연구개발 경쟁력을 강화하고 생산능력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매진해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며 “상장 후 혁신 생체현미경 플랫폼 시장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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