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롤렉스 시계 두 개 차고 다녀[류서영의 명품 이야기]
류서영의 명품이야기=롤렉스③
아르헨티나 출신의 체 게바라와 쿠바를 49년간 통치한 피델 카스트로는 평상시 롤렉스를 즐겨 착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59년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고 공산 독재정권을 세워 총리가 된 피델 카스트로는 롤렉스의 데이 데이트 모델과 서브마리너 모델 두 개를 손목에 차고 다닌 것으로도 유명하다.
일설에 의하면 그는 쿠바의 시간과 모스크바의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체 게바라는 1967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볼리비아 정부군에 체포되었을 때 그의 몸에서 소총, 권총, 단도, 담배 파이프, 현금 그리고 롤렉스 GMT 마스터 시계가 나왔다고 한다. 롤렉스 GMT 마스터 시계는 게릴라 활동을 위한 정확한 시간을 알기 위해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가 사형당한 후 현장에 있던 쿠바 출신의 CIA 요원이 시계를 가져갔다는 씁쓸한 후문도 있다.
롤렉스 시계 테두리 톱날로 밧줄 끊어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의 원작 007시리즈의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에서 로저 무어는 롤렉스 시계를 차고 등장했다. 1973년 로저 무어가 새로운 제임스 본드 역으로 출연한 이 영화에서 그는 세련된 매너와 신사적인 이미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 영화에서 로저 무어가 착용한 롤렉스 서브마리너는 2011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약 2억7000만원에 낙찰되었다.
영화 속 제임스 본드가 롤렉스 시계 테두리 톱날로 밧줄을 끊은 장면(사진①)은 영화에서 중요한 한 컷이었고, 이 장면으로 롤렉스의 가치를 더 높여준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원작자 이언 플레밍 또한 롤렉스 시계를 즐겨 찼다고 한다. 하지만 007 모든 시리즈에서 주인공들이 롤렉스를 차고 나온 것은 아니었다. 007 시리즈 중 ‘나를 사랑한 스파이’에서는 세이코 시계가, ‘골든아이’에서는 오메가 시계가 등장했다.
영화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에서 로버트 레드퍼드는 늘 오른 손목에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착용하고 나왔다(사진②). 영화 속 그는 워싱턴포스트의 기자로서 워터게이트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역할로 등장한다. 취재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혹은 원고 마감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는 중요한 소품으로 이용되었다. 시간과 싸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냉철한 기자의 이미지를 롤렉스 시계가 더욱 돋보이게 해주었다.
2011년 개봉한 영화 리엄 니슨 주연의 ‘언노운(Unknow)’에서 하루아침에 자신의 이름과 직업 모든 것을 잃어버린 주인공에게 남은 것은 롤렉스 시계 하나였다. 그는 자신을 신뢰하는 지나(다이앤 크루거 분)에게 롤렉스 시계를 건네며 “5000유로(약 6500만원) 정도 나가는 거예요. 차 봐요. 이건 진품이에요”라고 말한다. 그만큼 롤렉스 시계는 어디에서나 상당한 화폐가치를 가진다는 의미이고 가품도 많다는 이야기이다.
롤렉스는 유명 인사들과 관계를 엮어서 광고에 다양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롤렉스는 2001년부터 테니스의 왕자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와 골프의 황제인 타이거 우즈를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로저 페더러가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할 당시 그의 손목에는 롤렉스가 착용되어 있었고 이 모습을 담은 사진을 롤렉스 광고 사진으로 사용했다(사진③).
이 선수들이 우승하는 순간 롤렉스는 “우리의 시계가 그라운드 위에서 초자연적인 정밀함과 불가능에 가까운 신체 능력을 목도했습니다”라고 광고한다. 2009년 타이거 우즈의 불륜 스캔들이 터진 후 게토레이, 태그호이어, 질레트 등 그가 광고했던 많은 후원사들은 계약을 해지했다. 그러나 롤렉스는 그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롤렉스는 타이거 우즈가 골프 역사를 새롭게 쓸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미국의 영화배우 폴 뉴먼이 1976년 당시 자동차 레이싱 연습 때 착용했던 롤렉스 영상을 광고에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다양한 정치인(리처드 닉슨, 윈스턴 처칠, 샤를 드골 등)에게 시계를 선물한 후 ‘세계 운명을 결정짓는 사람들은 롤렉스를 찬다’라고 광고 문구를 남기기도 했다. 롤렉스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높은 신뢰감과 함께 성공이라는 이미지를 브랜드에 접목시켰다.
롤렉스는 4대 남자 메이저 골프 대회인 미국 마스터즈, PGA 챔피언십, US오픈, 그리고 영국의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 챔피언십의 공식 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5대 여자 메이저 골프 대회인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US 여자 오픈, LPGA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 모두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리디아 고, 젊은 골퍼에 주는 어워드 받아
롤렉스는 차세대 여성 골프 선수에게 힘을 불어넣기 위해 프로 투어 첫해 최고의 기량을 펼친 젊은 골퍼를 기념하는 루이즈 서그스 롤렉스 루키 오브 더 이어 어워드(Louise Suggs Rolex Rookie of the Year Award)를 제정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사진④), 로레나 오초아, 리디아 고도 이 어워드를 받았다. 2022년에는 아타야 티티쿨이 이 어워드를 수상했다.
롤렉스는 또한 최고의 젊은 아마추어 골퍼를 기념하는 롤렉스 올해의 주니어 선수상을 통해 주니어 및 아마추어 골프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롤렉스 스콜라스틱 올 아메리카 어워드(Rolex Scholastic All-America Awards)를 통해 매년 스포츠 성적과 탁월한 학업 성취도 사이에서 균형 있는 성과를 달성한 최고의 선수에게 상을 수여하기도 한다. 아널드 파머 컵(Arnold Palmer Cup)은 미국 내 다양한 국적을 가진 남녀 대학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겨루는 혼성 대회이며 이 대회를 롤렉스가 지원하고 있다.
자료참조
1. BRAND DOCUMENTARY MAGAZINE B, magazine-b, issue no.41
2. 롤렉스닷컴
류서영 여주대 패션산업과 교수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