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괴롭히는 부상 악령, 급기야 트레이드설까지… 지금 필요한 건 본프레레식 사고

김태우 기자 2024. 7. 1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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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머리가 아픈 KIA는 선택과 집중, 그리고 강점의 극대화로 위기를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곽혜미 기자
▲ 윤영철의 부상은 뼈아프지만 또 누구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지만 전반기 막판부터 후반기 초반에 이르는 일정이 여러 부상 소식에 힘겹다. 지난해 부상 악령에 울었던 KIA는 올해 모든 것을 단단히 준비했지만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부상이 계속 나오고 있고, 이를 대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시즌 초반 부상자가 쏟아진 뒤 한동안 부상자가 없는 듯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핵심이었던 이의리와 윌 크로우가 모두 팔꿈치 부상에 쓰러졌다. 두 선수는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마감했다. 이 공백을 꾸역꾸역 메우는 듯했으나 전반기 막판 마무리 정해영과 주전 1루수인 이우성이 각각 부상으로 이탈했고, 후반기 시작하자마자 팀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었던 윤영철 마저 허리 부상에 3주 이상 이탈이 예고됐다.

장기 레이스를 버티기 위해 가장 필요한 선발진이 힘들다. 크로우의 공백이야 새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가 어느 정도 메워주고 있지만 이의리 윤영철의 동반 이탈은 생각하지 못했던 시나리오다. 이의리는 올해 돌아올 수 없고, 15일 정밀 검진에서 척추 피로골절이 발견된 윤영철도 언제 돌아올지 장담할 수 없다. 3주 정도 절대 안정을 취한 뒤 재검진 예정인데, 그때 “운동을 해도 좋다”는 판정을 받아도 다시 몸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못해도 한 달 정도는 빠질 것이라는 게 보수적인 판단이다.

여기에 불펜도 주축 선수들의 경기력 저하 속에 악전고투를 벌이고 있다. 이에 올해 대권 도전에 나서는 KIA가 보름 정도 남은 트레이드 데드라인까지 활발한 논의를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달 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셈이다. 다만 다른 팀들과 선발과 핵심 불펜 카드를 내놓기 어렵고, 가뜩이나 역대급 순위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10개 구단 전체가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일단 지금 있는 자원으로 이 위기를 이겨내야 한다. 정해영과 이우성이 복귀 시동을 걸었고, 최지민의 이탈 기간은 애당초 열흘로 못 박아 놨다. 7월 고비만 잘 넘기면 8월에는 지금보다 한결 나은 전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보름을 버티는 게 중요한 가운데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위기만 너무 들출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선두를 지켰다는 건 팀에 힘이 있다는 증거다. 약점보다는 강점에 올인하고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마운드 전력이 한창 좋을 때는 아니지만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누군가에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양현종, 제임스 네일, 캠 알드레드의 등판일에 전략적으로 올인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여기에 타선은 전력을 거의 대부분 유지하고 있다. KIA는 올해 89경기에서 팀 타율 0.295, 팀 OPS(출루율+장타율) 0.821을 기록 중이다. 팀 타율이 0.290 이상, 팀 OPS가 0.800 이상인 리그 유일의 팀이다. 타선에 장점이 있다.

▲ 힘겨운 마운드와 달리 꾸준하게 힘을 유지하고 있는 타선이 더 힘을 내줄 필요가 있다. ⓒKIA타이거즈

한창 좋을 때보다 점수를 더 주는 게 어쩔 수 없다면, 점수를 더 뽑아서 이기면 된다. 조 본프레레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3골을 허용하면 4골을 넣으면 된다. 안 좋은 점만 바라보면 더 안 좋아지기 마련”이라고 했다. 비난과 조롱도 받았지만 약점에 몰입하기보다는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은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KIA도 지금은 그런 긍정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득점력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SSG와 3연전에서도 마운드가 무너졌을 뿐 타선까지 침묵한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 경기였던 14일에는 13점을 뽑아냈다.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고, 백업 선수들도 공격에 충분히 힘을 보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지금은 야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때다. 다행히 KIA 야수진에는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코칭스태프도 조금 더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할 필요가 있고, 때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때도 있다. 이기는 경기를 확실하게 잡는 게 중요하다. 이범호 KIA 감독 또한 인내심을 강조했다. 분명 넘어가는 경기가 있고, 여기에 집중하지 못하며 현명하게 후퇴해야 할 경기가 생기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이들의 양해도 부탁했다. KIA가 위기를 넘기고 정규시즌 우승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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